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한 가지 병이 있습니다.

아니 병이라기보다 한 가지 증상이라는 표현이 좋을 듯싶습니다.

바로 조로증(早老症)입니다.

얼마 되지 않는 나이에 노인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노인 행세를 하니 삶을 즐길 줄 모릅니다. 마음이 늙어지니 정서가 메마르고 여유가 없어지고 낭만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겉늙은이'라 부릅니다. 나는 지금 81세이지만 그렇게 늙어가는 것을 거부합니다.

앞으로 더욱 나이 들어 늙어가지만 천천히 여유롭게 멋있게 늙으려 합니다.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나이 들어 늙어가면서 추하게 늙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멋있게 늙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추하게 늙어가는 사람들을 '노추'라 하고 품위있게 늙어가는 사람들을 '신사'라 합니다.

추하게 늙어 가는데 다섯가지가 있고 신사답게 품위있게 늙어 가는데도 다섯가지가 있습니다.

추하게 늙는 다섯가지는 1) 불평 2) 의심 3) 절망 4) 경쟁 5) 공포 입니다.

반면 품위있게 늙는 다섯가지는 1) 사랑 2) 여유 3) 용서 4) 아량 5) 부드러움입니다.

이중 으뜸인 사랑은 늙어 행복해지는데 최고의 명약입니다.

그런 사랑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받는 사랑과 주는 사랑 두 가지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랑의 본질에 대하여 그릇 생각합니다.

사랑의 본질이 주는 것임에도 사랑을 받는 것으로 오해합니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이 쓴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사랑의 본질에 대하여 짧게 명확하게 설명한 책입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첫째 사랑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훈련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할 수 있는 인격과 됨됨이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사랑은 주는 것이요, 베푸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란 점입니다.

셋째는 상대에 대한 깊은 이해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주는 데서 행복에 이르는 것이거늘 사람들은 받기에만 갈급하니 행복에 이를 수 없게 됩니다.

사랑은 훈련이란 대가를 치러야 주어지는 것이거늘 사람들은 아무런 값을 치름이 없이 이루려 하니 행복에 이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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