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경인지방통계청이 ‘통계로 보는 수원시 20~30대의 삶’이란 자료를 발표했다. 안타깝게도 청년들의 숫자가 점차 줄어들고, 아기 출산율이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기준 수원시의 전체 인구는 118만6000명인데 이중 20대가 18만7000명(15.8%), 30대 17만9000명(15.1%)으로 수원시 전체 인구의 30.8%가 20~30대였다. 2030세대 청년들의 인구는 점차 감소세를 보여 지난해 수원시로 전입한 20~30대 청년은 8만2700명, 전출한 청년은 8만4900명으로 총 2200명이 순유출됐다. 경인지방통계청은 2037년까지 20대는 연평균 2.2%, 30대는 0.6%씩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청년 인구가 감소하면서 합계출산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얼마나 많은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평균 출생아 수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수원시 20~30대 연령 인구의 합계출산율은 경기도 평균인 0.94명보다 낮은 0.89명이었다.

수원지역의 2030세대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연령대의 출산율 저하 현상이 심각하다. ‘인구 절벽’이라고 할만치 가파른 감소추세를 보인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1인당 0.837명 수준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 출산율이 1.61명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다.

출산율 감소 현상의 원인을 한마디로 하자면 ‘돈’이다. 주거비, 교육비, 생활비 등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혼인을 하지 못하고 아이 낳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육아휴직 문제도 출산율과 관계가 있다.

얼마 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에서 유승민 경선후보는 “세종시에 가면 출산율이 OECD 평균 비슷하거든요. 왜 그러냐하면 공무원, 교사들은 육아휴직을 3년씩 갖는데 일반 회사원들은 3년씩 못 갖거든요”라며 육아휴직과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짚었다. 지난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합계 출산율은 0.92명이었지만 세종시의 합계 출산율은 1.47명으로 훨씬 높았다. 공무원과 교사들은 자녀 1명당 육아휴직을 3년까지 쓸 수 있다. 세종시엔 젊은 공무원이 많고, 이들이 육아휴직 길게 쓸 수 있으니까 출산율이 높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등 보육여건도 좋다.

일자리 문제와 보육문제, 주거문제 등이 해결돼야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출산율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천문학적 예산을 들였지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책에서 탈피, 근본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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