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송이의 사랑'이 제20회 의정부음악극축제 개막작으로 5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첫 선을 보인다.(사진=수원일보)
'백반송이의 사랑'이 제20회 의정부음악극축제 개막작으로 5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첫 선을 보인다.(사진=수원일보)

[수원일보=박노훈 기자] 우려가 됐다. 

15명이 넘는 출연진의 얽힌 관계, 100년이라는 시공간, '사랑'이란 모티브의 진부함 등 막이 오르기 전 생각이다. 

그러나 이는 오랫만에 기우(杞憂)가 됐다. 

지난 4일 오후 3시30분,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창작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은 작은 희망을 쏘아 올렸다. 

'작은'이란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이날 무대가 온전한 한 편이 아닌 1막만을 공개한 언론시사회였기 때문이다. 

작품의 스토리를 한 줄로 요약하면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진 일반 소시민의 사랑 이야기'이다. 

'백만송이의 사랑' 프레스콜 시연 장면.(사진=의정부예술의전당)
'백만송이의 사랑' 프레스콜 시연 장면.(사진=의정부예술의전당)

우려를 기우로 만든 순간

15명이 넘는 출연진은 알고 보면 '누구누구의 딸, 누구누구의 아들' 등으로 족보가 이어진다. 

그리고 그 세대별로 겪는 각각의 러브스토리가 시대 상황을 반영하며 구현된다. 

이 때문에 첫 우려가 시작됐다. '너무 복잡한데... .'

하지만 객석의 불이 꺼지고 배역과 연사의 경계를 넘나든 남녀 두 배우의 대사는 그 우려를 내려놓게 만들었다. 

"헷갈릴텐데, 보다보면 봐져."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중요한 포인트다.

'백만송이의 사랑' 무대 아래에서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이어진다.(사진=수원일보)
'백만송이의 사랑' 무대 아래에서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이어진다.(사진=수원일보)

현장감 더하는 장치와 구성

이후 공연은 지루할 틈이 없다. 

통상의 뮤지컬처럼 노래와 춤 등이 반복되면서도 우리 귀에 익숙한 가요는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이들 장면들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 지 '장치'로 사용된다. 

그래서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알게 되고, 즐기게 된다. 

작품에 '사용'된 음악은 총 40곡(2막 포함)이 넘는다. 

시대별로 익숙한 곡들이 작품의 흐름에 따라 적절히 녹아들기 때문에 100년에 가까운 세월을 담은 구성은 괴리감이 없다. 

'사랑의 진부함'은 극속의 극 혹은 극과 현실을 구분짓지 않는 연출력으로 때론 코믹하게 때론 진지하게 그려내 우려를 불식시켰다. 

여기에 녹음된 음악(MR)이 아니라 배우들과 호흡하며 현장에서 들려주는 밴드의 라이브 연주는 현장감이 중요한 공연에 현장감을 배가 시켰다.

'백만송이의 사랑' 인물관계도.(사진=수원일보)
'백만송이의 사랑' 인물관계도.(사진=수원일보)

현재보다 발전 기대감 더 커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2021년 문예회관과 함께 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공연콘텐츠 공동제작 배급 프로그램 공모 선정작이다. 

(재)의정부문화재단, (재)군포문화재단, (재)하남문화재단, 극공작소 마방진이 의기투합해 공동제작에 나섰다.

앞서 언급한 '작은 희망'에 희망을 더하는 이유가 바로 이 배경에 있다. 

서울 중심이나 대형 기획사의 매머드급 투자가 이뤄진 작품이 아니면서도 배짱 높은 작품성을 엿보였기 때문이다. 

'창작'이란 고뇌를 감안하면 언론시사회 때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를 칠 수 있지만 회를 거듭하며 발전하는 작품이 되리란 기대감이 더 컸다. 

'백만송이의 사랑'은 5일 제20회 '의정부음악극축제'의 개막작으로 이날 오후 7시30분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첫 만남을 가진다. 

이후 6일 같은 장소에서 또 한 번 막을 올리며, 19~20일 하남문화예술회관 검단홀, 26~27일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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