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노송지대의 소나무, 정조대왕의 능행차 행렬이 노송지대를 지나고 있다. (사진=이용창 화성연구회 이사)
2002년 노송지대의 소나무, 정조대왕의 능행차 행렬이 노송지대를 지나고 있다. (사진=이용창 화성연구회 이사)

수원시가 5일 ‘2021년 노송지대 수형조절 공사’를 마쳤다. ‘수형 조절’은 빽빽하게 자라 바람이 통하지 않아서 말라 죽거나 웃자라서 영양분을 허비하는 가지들을 솎아내는 작업이다.

노송 지대 일원(삼풍농원~중부지방국세청 중부세우관, 만석공원 사거리~송정호)에 있는 노송과 후계 소나무 195주에 대한 수형조절작업이 이루어졌다.

노송지대는 정조시기 심은 소나무들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수원화성과 함께 수원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 일제 강점기 중반까지만 해도 지지대고개부터 송정초등학교 앞, 장안문 밖에 이르기까지 사이에 약 500주의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1938년 일본인 도쿠미쓰 노부유끼(德光宣之)가 조선의 전통마을 숲을 조사하고 간행한 ‘조선의 임수’라는 책에 노송지대에 대한 내용이 수록돼있다. “정자리 근처에 최대 흉고직경 100cm, 최다 흉고직경 40cm의 소나무 150그루가 식재돼 있고 서쪽으로 꺾어지는 길 남북 양측에 소나무가 30그루 점생(點生:여기저기 모여서 자람)한다. 송죽리의 소나무림은 흉고직경 30~100cm의 나무가 도로양쪽에 120그루, 그 주변에 200그루가 심어져 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따라서 1930년대까지 약 500주의 울창한 소나무숲이 유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최헌섭 두류문화연구원 원장에 따르면 1942년에 일제가 배를 만들기 위해 곧게 자란 나무들을 베어갔다고 한다.

이후 1968년 사진에도 대유평에서 만석거에 이르는 길가에 소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도시화와 자동차 진동, 매연, 병충해 등 관리 소홀로 노송들은 사라지고 있다. 1973년 7월 노송지대가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될 당시 150여주의 노송이 있었는데. 1986년에는 86그루로 줄었으며 2021년 현재는 겨우 34주(효행기념관 인근 9주, 장안로 346번길 인근 19주, 송정초등학교 인근 6주)만 남아 있다.

수원시는 노송지대의 옛모습을 되찾기 위해 2016년부터 ‘노송지대 복원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노송 지대 주변 토지를 사들여 도로포장을 걷어내고, 후계목을 심었으며 녹지를 조성, 노송지대를 복원했다.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 유전자원부, 경기도산림연구소와 함께 노송 후계목 증식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고색동 양묘장에서는 후계목이 자라고 있다.

그 장엄했던 정조대왕 행차를 영접했던 노송들이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지만, 그래도 노송지대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있어 안심이 된다. 보다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보존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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