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요소수(尿素水) 품귀현상 속 정부가 확보한 차량용 요소수 물량이 전국 주유소에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요소수 구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요소수 사재기, 판매 사기도 벌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수급 대책을 촉구하는 청원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인은 주유소에서 요소수 재고, 구매 가능 여부에 대한 문의 전화와 고객 불만을 피할 수 있도록 ‘전국 요소수 특별공급 지정 주유소 리스트(목록) 공지 및 공유’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나보다 더 필요한 곳에 써달라며 기부하는 선행 또한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수원시에서도 착한 마음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12일 새벽 4시 한 남성이 수원시청에 “무인민원발급기 입구 앞에 요소수를 놓아뒀다. 저보다 더 필요할 분이 있을 것 같아서 두고 간다”고 전화한 뒤 10ℓ짜리 요소수 3통을 두고 갔다. 요소수 상자에는 “늦어서 죄송합니다. 좋은 곳에 써주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보다 앞서 8일 오후 2시 30분에도 한 시민이 시청 별관 지하주차장 앞에 10ℓ용량 요소수 4통을 두고 간 일도 있었다.

김준회 정해네트웍스 대표와 가족이 운영하는 경기 김포시, 인천 남동구·서구·부평구, 서울 광진구에 있는 6개 주유소는 소방차·구급차를 대상으로 요소수를 돈을 받지 않고 제공했다. 경기도 한 주유소는 소방차, 구급차에 기부하다가 운전자들의 고충을 듣고 품귀 전 마지막으로 공급받은 요소수 4천 리터를 모두 나눠주기도 했다. 인천 연수구청에는 익명의 시민이 보건소 구급차 운행에 써달라며 요소수 200ℓ를 기부했고 송도 119에 요소수 30리터를 기부한 시민도 있었다.

요소수 기부는 경인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경북 포항에서는 갖고 있던 요소수 300ℓ를 청소차 운행에 사용해달라고 기부한 시민,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차 운행에 써달라며 요소수 200ℓ를 기부한 시민, 파출소와 소방서에 놓고 간 시민들이 속속 나타났다. 울산시에서는 한 농민이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되기를 바란다며 10ℓ들이 요소수 10통을 기부했다. 이밖에 경남 통영 물류업체, 부산의 음식점 등 전국 곳곳에서 수소수 기부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국내 보유 차량용 요소수 물량이 5개월 치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밝혔지만 실제 요소수 구입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들려오는 미담, 쌀쌀한 겨울 입구에 선 국민들의 가슴 한쪽이 그나마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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