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방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하늘과 땅을 잇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잎의 크기가 지금의 아파트 동만 하고 그 열매를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나무 얘기’가 여러 책에 나와서다.

물론 신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 중 천지(天地)를 잇는 나무는 중국의 대표적인 신화집 '산해경(山海經)'에 나온다.

건목(建木이라는 이 나무는 천제(天帝)와 신들이 이 나무를 사다리 삼아 하늘을 오르내렸다고 하니 어디 상상이나 하겠는가.

그런가 하면 산해경엔 부상(扶桑)이라는 거목도 등장한다.

“높이가 무려 9000m나 돼 하늘에 닿았고 뿌리는 지하의 황천에까지 달했다’고 기록돼 있다.

잎이 뽕나무 잎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졌으며 9000년에 한 번 열매가 열린다는 부연 설명도 있다.
 
이 밖에 2250m 높이의 여하(如何)라는 나무는 대추처럼 생긴 열매의 크기가 직경 2m를 넘으며, 예장(豫章)이란 나무는 가지가 지상 700m부터 퍼져나가 마치 버섯 같다는 기록도 있는데 소설 속 거인국 얘기나 다름없다.
 
비록 노거수(老巨樹)에 대한 상상속 이야기지만, 태초부터 영험(靈驗)함 유익(有益)함을 선사하며 인간과 함께 동거동락을 해온 나무를 생각하면 거부감보다는 친밀감이 앞선다.

이같은 이유는 또 있다.

신화와 역사속 이야기로 존재하는 나무는 현실속에서도 인류 문명사와 함께 해와서다. 

그리고 번영한 문명앞에는 나무가 있었고 나무가 사라진 다음에는 문명 또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는 사실도 엄연히 존재해서 더욱 그렇다.

이처럼 우리 삶 속에  깊게 뿌리 내려져 있는 나무이기에 동서고금,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사람마다 이야기가 있듯 ‘나무이야기’가 존재한다.

수원도 예외가 아니다. ‘나무심는 일은 만년을 내다보는 계획’이라는 정조대왕의 소신을 바탕으로 탄생한 수원은 유독 수많은 ‘나무와 삶’ 이야기 숨어있다.

화성을 축조하며 1789년부터 7년동안 12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까닭이다.

지난 11월 17일 이런 수원의 나무 이야기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전국 도서관 등에 배포중이다.

수원문화원이 ‘수원, 역사속의 나무’ 라는 책을 발간했기 때문이다.

내용중 본보 김우영 논설위원의 ‘수원의 오래된 나무들이 나를 불렀다’라는 제하의 느티나무 등 11종(種)의 나무이야기가 발품 냄새 물씬 풍겨 재미를 더하게 하는 ‘수원 역사속의 나무’.

공동저자에게도 박수를 보내며, 수원의 뿌리인 나무와 수원사람들의 삶을 풀어낸 소중한 기록으로 남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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