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설레임은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이러한 설레임의 중요한 부분은 맛집을 찾아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는 것이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한국인 여행객 300명에게 여행지 미식 관련 경험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9.6%가 ‘여행지를 선정하는데 맛집을 고려한다’고 했으며 응답자 65.0%가 이동수단과 숙박비를 제외한 ‘여행경비의 절반 이상을 식비로 지출한다’고 답했다. 또한 한국인 여행객은 ‘맛집투어’를 위해 ‘하루에 세 곳 이상의 식당을 방문’(42.0%)하기도 했고, ‘1시간 이상의 대기’(34.7%)와 ‘식당 예약 등의 사전 준비’(26.7%)를 하는 등 적극적인 ‘맛집투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여행객에게 음식의 중요함을 보여주는 조선일보 기사(조선일보, 2021.09.07.)가 있다. 기사제목이 “암표상들이 더 벌겠네”… 제주 ‘연돈’ 예약권, 돈가스 값 3배 넘어”이다. 제주 여행객들이 얼마나 연돈 돈가스에 진심인지 보여준다. 

평범한 장소, 물건, 음식도 이야기가 담기면 특별해진다. 제주도 연돈 돈가스처럼 그리고 임금님께 진상 했던 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천쌀로 지은 쌀밥이 맛있는 밥의 상징이 된 것처럼 말이다. 이천은 맛있는 쌀밥의 성지이다. 수원도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인 왕갈비가 있다. 화성 축조시에 인부들을 위해 소 도축을 허가한 이래로 화성인근에 우시장이 열렸고 1940년대에는 화성 우시장이 전국최대 규모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좋은 재료를 사용할 수 있었던 왕갈비가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현재는 강원도가 청정자연에서 자란 소고기 맛집으로는 더 유명하다. 

GS 칼텍스 매거진(2017.07.31)이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을 가면 기념품으로 사오는 물건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 가장 많이 사오는 기념품이 간식이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여행에서도 천안 호두과자, 경주 황남빵과 찰보리빵, 강원도 감자떡, 강릉 한과,  제주도 감귤 초콜릿과 보리빵 등의 가벼운 먹거리를 가족들 선물로 많이 구입한다.

수원 방문객에게 수원의 상징은 화성이다.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8일간의 축제가 수원 화성에서 열렸다. 축제는 풍성하고 귀한 음식으로 준비된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에 따르면 혜경궁 홍씨 회갑연을 위해 준비한 음식이 총 315 가지인데 이 음식 중 가장 비싼 음식이 '약과'라고 한다. 오늘날에도 약과는 꾸준히 인기 있는 간식이다.

혜경궁 홍씨 회갑연에 관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의 기록을 바탕으로 수원화성 축제와 회갑연 재현행사가 꾸준히 열리고 있으나 회갑연은 고증과 상차림 재현으로 끝나는 듯하다. 회갑연 음식을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수원의 대표 음식으로 되살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행맛집은 음식맛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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