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치킨’사랑은 유별나다.

덕분에 ‘국민대표 간식’으로 자리잡은 지도 오래다.

그 여세를 몰아 '대표 한식' 최고 반열에도 올랐다. 

최근 치킨이 외국인 ‘최애(最愛)한식’ 1위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지난달 29일 공동 발간한 ‘2021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이 주로 취식한 한식 1위는 한국식 치킨(30%)이었다.

해외 주요 도시 7곳 시민 8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니 신방성도 있다.

치킨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갈비·삼겹살, 2018·2019년 비빔밥, 2020년 김치로 지금껏 1위는 전통 한식이 차지했었다.

인기 비결로 양념의 다양성이 꼽힌다.

애초 미국식 닭튀김 요리이지만, 한국만의 다양한 시즈닝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거기에 드라마와 K-POP 등 한류 열풍의 덕을 봤다는 평가도 있다.

치맥 문화’ 등으로 한국 콘텐츠에 자주 등장하는 치킨인 만큼 그 관심도가 높아진 탓이다.

사실 우리나라 튀김 닭의 원조는 ‘통닭’이다.

닭을 토막내지 않고 통째로 튀기는 게 특징이었다.

사용한 기름도 물론 지금과 다르다.

조선후기 학자 이규경이 쓴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참기름으로 통닭 튀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서다.

굳이 국내 치킨의 원조를 따지자면 1961년 명동에 등장한 통닭 전기구이다.

닭을 토막 내 튀김옷을 입힌 치킨이 시중에 등장한 것은 ‘켄터키 프라이드치킨’ 1호점이 서울 종로에 문을 연 1984년이다.

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선풍적 인기를 끌며 치킨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곧 비슷한 업소가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477개다.

이들 브랜드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가맹점 수는 2만5400여개에 달한다.

거기에 군소 자영업까지 합치면 한 집 건너 한집, 3만8000여개의 치킨집이 있다.

시장 규모도 7조5000억원에 이른다

해서 한국인이 닭고기를 즐겨 먹는 건 유난히 좋아해서가 아니라 치킨집이 워낙 많기 때문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도 나왔지만.

아무튼 이러한 치킨이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슬그머니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 맛 칼럼니스트가 “한국 닭은 작고 맛없다”는 주장을 펼쳐 양계농가와 ‘닭싸움’도 점입가경이다.

국내외에서 ‘유명세’가 더욱 높아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연말을 보내고 있는 ‘치킨’.

이를 보는 서민들의 기분은 어떨까? 안 그래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데··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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