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없는 감옥'

참 오래된 대중가요다.

1960년대를 풍미한 인기 여가수 박재란의 히트곡이니 얼추 60년이 훌쩍 넘었다.

노년층, 올드 팬들에겐 ‘님’으로 더 잘 알려진 노래의 가사는 이렇다.

"목숨보다 더 귀한 사랑이건만/ 창살 없는 감옥인가 만날 길 없네/ 왜 이리 그리운지 보고 싶은지/ 못 맺을 운명 속에 몸부림치는/ 병들은 내 가슴에 비가 내린다."

당시 공전의 히트를 치며 삼천만의 애창곡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유명했었다.

MZ세대는 물론 중년세대까지 낯 설은 이 노래의 제목은 코로나 19 창궐이후 ‘요양원’을 지칭하는 단어로 다시 등장했다.

그 후 거리두기 강화로 멈춰버린 일상을 빗댄 ‘자조(自嘲)’섞인  일반 단어로 고착화됐다.

그러다 단계적 일상회복으 시행으로 사라지는가 싶더니 다시 등장할 조짐이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1단계를 한 달 반만에 멈추고  강력한 거리두기 방안을 검토키로 해서다.

때문에 벌써부터 사회 전체가 다시 ‘멈춤’의 터널 앞에 서는것을 불안해 하며 ‘창살없는 감옥’으로 변해가는 것을 걱정하는 형국이다.

내용을 보면 더 실감난다.

추가적인 사적모임 규모 축소와 영업시간 제한까지도 포함하는 대책을 검토 중 이라는 계획을 흘리면서 ‘고통감내’, 소상공인·자영업자 ‘적절보상’ 등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휘두르고 꼴이어서 그렇다.

사적모임 허용인원 4명으로 축소, 시간제한 없이 운영되는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단축. 심지어 오후 6시 이후 2명 모임만 가능한 기존 거리두기 4단계에 준하는 강력한 조치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어 ‘창살없는 감옥’의 공포를 키우고 있다.

그동안 서민들은 이미 충분히 고달픈 일상을 보내왔다.

코로나 창궐 여파로 ‘창살없는 감옥’과 같은 곳에서  경기가 바닥임을 매일매일 체감하며 아등바등 살아오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청년층은 물론  대학생 절반이 ‘백수’가 될 걱정을 할 만큼 일자리 대란도 여전히 심각하지만 미래를 바라보며 참아 오고 있다.

헌데 나아지기는 커녕 또다시 과거로 회귀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K방역이 세계 최고의 모범 사례라 호들갑을 떨었던 정부의 ‘호기(豪氣) ’가 무색하다 못해 부끄럽다.

그저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아무 토 달지 않고 무조건 따르는 ‘착한 국민’들을 다시 ‘창살없는 감옥’에 가두는 한달 반 만의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 

한번 돌아선 민심은 되돌리기 어렵다는데 내년 큰일을 앞두고 어떻하실려고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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