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수동엔 시민농장이 있었다. 도시민들은 흙을 그리워하지만 인구 밀집도가 높고 땅값도 비싼 수원시내에 자기 소유의 텃밭을 갖긴 어렵다. 그래서 수원시가 당수동에 시민농장을 만들었다. 총면적 31만6955㎡로써 시민농장으로 8만7651㎡를 사용했고 나머지는 경관지대로 조성했다. 연못에는 연꽃이 가득했고, 곳곳에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금계국 등 계절 꽃들이 가득해 많은 시민들과 사진가들이 즐겨 찾았다.

다래기장터, 그린농업축제, 힐링 텃밭정원 축제, 찾아가는 마을극장, 코스모스 음악회 등 각종 행사도 열렸다. 정신장애인과 가족, 정신건강 치료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원예치료 프로그램인 마음돌봄농장을 비롯해 어린이생태학습원, 도시농부와 어린이농부를 대상으로 한 도시농업 아카데미, 복지원예사 양성과정교육, 텃밭이론과 요리를 배워보는 도시텃밭교육 '텃밭텃밥',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어울림 교육 등 시민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도 충실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임대계약 기간이 2018년으로 끝나고 당수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이 시작됐다. 이에 수원시는 권선구 탑동 옛 서울농대 실험목장 자리에 시민농장을 조성했다. 그러나 지금도 당수동 시민농장을 그리워하는 시민들이 많다.

반가운 소식이 있다. 당수 공공택지지구 내 공원녹지가 ‘시민 주도형 공원녹지’로 조성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원시-LH(한국토지주택공사)-수원도시재단 간의 ‘시민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공원녹지 조성 상호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이 14일 체결됐다. 이 공원녹지는 기획 단계부터 시민이 참여해 공원녹지 조성을 주도한다. 조성 후에도 시민협의체가 운영·관리를 담당한다. 2025년까지 조성되는 공원녹지는 24만 2000㎡ 규모인데 이는 축구장 34개 넓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2월까지 ‘시민공동협의체’를 구성,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아이디어를 공모할 계획이다.

협약식에서 염태영 시장이 한 말처럼 녹지공간을 이용자인 시민 스스로 주체가 돼 만들고, 가꾸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도시공원의 모델이 될 것이다. 기대가 크다. 당수 공공택지지구 내 공원녹지가 옛 당수동시민농장처럼 수원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명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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