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도내 대형공사장 1022곳에서 소방특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건축 총면적 5000㎡ 이상 대형공사장이다. 소방시설 유지 관리, 소방안전관리 업무수행 실태 등을 중점 점검 중이다. 평택 물류창고 화재와 같은 참사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19일엔 각 소방서 소방특별조사팀, 패트롤팀 등 유관기관의 193개조 506명이 동원돼 신축공사장 193곳 불법행위 일제단속을 실시했다. 이날은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도 용인에서 실시한 물류창고 신축공사장 불법행위 일제단속 현장을 찾았다. 사고 발생이 잦은 겨울철인 만큼 안전에 빈틈 생기지 않게 세심히 살펴보라고 당부하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오 권한대행의 말처럼 경기도에는 대형화재 위험에 노출된 대형 물류창고가 몰려있다. 수시로 안전점검을 한다고는 하지만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일에도 평택시 청북읍 소재 지상 7층∼지하 1층 연면적 19만9762㎡ 규모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소방관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건물 내부에는 산소용접 작업 등을 위한 산소통 및 LPG통, 가연성 물질인 보온재가 다량 있었다고 한다.

지난 2020년 4월 29일엔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건설 현장에서 불이 나 노동자 38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 역시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다. 지하 2층 산소 용접 작업 중에 발생한 불티가 천장 벽면에 도포된 우레탄폼에 붙으며 일어난 불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공사 현장에는 방화포와 방호문 등 기본적인 방호조치는 물론 화재 감시자나 임시 소방시설을 배치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7월 21일,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SLC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5명이 숨졌다. 이 화재 역시 사람의 잘못이었다. 전기 히터 전원을 끄지 않은 실수가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2021년 6월 17일에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이 순직했다. 경보가 울리는 데도 현장 확인 없이 화재 경보를 오작동으로 판단한 탓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거듭됐지만 비슷한 유형의 화재사고는 여전하다. 관계당국의 더욱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불치병 같은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사라지는 날은 언제일까.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