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은 유권자의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애매모호’다. 

연령별로 ‘변심(變心)의 척도가 다르고 대체적으로 토론 전 여론조사는 후보지지에 ‘영향을 준다’로 나타나지만, 토론이후 지지도 변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역대 대선 과정을 살펴봐도 TV토론이 대선 승리에 큰 변수로 작용했다고 볼 만한 내용은 없다.

1992년 TV토론이 도입된 이후 공식 선거운동 기간 대체로 지지율 1위를 유지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물론 예외는 있다. 유일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로 당시 1위 후보였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을 들여다보면 더욱 선명하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후보가 1위, 안철수 후보가 2위였는데 TV토론 과정에서 안 후보의 발언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해서 그렇다.

다만 상대적으로 의석수나 당세가 약한 대선후보는 TV 토론을 통해서 지지도에 긍정적 영향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지만 당락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시 이같은 지지도 변화 추이를 놓고 샤이 보수층이 안 후보를 찍지 않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찍은 것이지 TV토론의 영향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중앙선관위가 주관한 공식적인 TV토론은 총 3회 진행됐다.

1차는 정치현안, 2차는 경제, 3차는 사회현안을 놓고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등 5명의 대선후보가 참여했다.

그리고 ‘무원고·스탠딩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TV토론사상 최초로 90분간 주도권 없이 난상토론이 벌어질 것이란 기대에 시청률도 역대 최고였다.

하지만 후보들의 민낯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서로 비판에 몰두하면서 각자의 정책 역량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실망이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래서 표심이 변하지 않았고 당락에도 영향을 주지 못했는지 모르지만.

이번 대선 첫 TV토론이 거대양당 후보 ‘맞짱토론’으로 설 전후 정해진 것같다.

배제된 두 정당의 후보 반발이 거세지만 어떤 형태든 유권자 앞에 토론이 방영될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이번 대선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TV 토론을 꼽고 있다.

장외에서 난타전을 펼쳐온 대선 주자들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맞붙는 공개 토론에서 막판 표심이 확연히 갈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폭로와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진흙탕. 아니면 과거와 다른 새로운 토론의 장.

미디어선거 백미(白眉)라는 TV토론이 이번에는 어떤 평가를 받을 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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