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다.

한 해를 시작하는 두 번째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가장 설레는 사람들은 누굴까.

아마 정치인들이 아닐까 싶다. 

대선이 있고 지방선거가 있고 거기에 출마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당선’을 꿈꾸며 희망으로 맞는 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유권자인 국민들은 설렘보다 걱정이 앞선다. 

선거도 선거지만 날씨만큼 삶의 체온이 얼어붙어서다. 

좀처럼 풀릴 기미가 없는 경제가 그렇고, 나날이 기승을 부리는 오미크론 변이가 또한 그렇다.

이런 와중에 설을 맞았고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정치인을 뽑는 선거가 다가오니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치인이 나라와 국민을 걱정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하기야 이같은 상황이 어제 오늘의 일일까 마는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설 연휴가 반갑지 않다.

많은 국민들이 한 달 전 신년을 맞이하며 올해의 희망을 이야기 했다. 

지나온 과거를 되짚으며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른 나라의 명운에 대해서도 논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지방선거, 자치단체장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제대로 된 책임자를 선택해 우리의 삶을 맡기자는 의도였다.

비록 한 달 남짓 남았지만 돌아가는 선거판을 보면 희망은 기우(杞憂)로 변해 미래가 불투명하다. 

이번 대선만 놓고 보자.

지난 20년간 선거 때만 되면 한국의 정치사를 오염시킨 끊임없는 공약(空約), 가짜뉴스, 음해공작 등이 더욱 날개를 단 형국이다. 

따라서 당선을 목표로 전개하고 있는 이같은 정당들의 눈먼 정권욕에 국민들의 피로감은 나날이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일 국민들을 위한 정책은 뒷전이고 내놓는 공약마다 표를 얻기 위한 감언이설이 대부분이다. 

어디 그 뿐인가. 선거가 30여일로 다가왔으나 말로만 정책을 외치고 오직 정권 창출만 하면 된다는 ‘묻지마’식 유세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더욱 그렇다.

당리당략에 매몰돼 선거판이 왜 이 모양새가  됐는가는 이제 국민들은 다 안다. 

특히 후보보다는 후보 주변을 맴돌며 자신의 영달을 꾀하려는 정치인들의 속내도 잘 꿰뚫어 본다.

자신들이 옹립한 특정인이 대통령이 돼야 실세가 되고, 장관도 되고, 고향에 인심도 쓰고, 혹 정무직 수장으로 낙하산도 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동안 치러온 지방선거도 규모는 작지만, 단체장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나 선거참여자들의 욕심은 마찬가지였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걱정은 앞서지만 사람 한 둘 모이면 정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설날 연휴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정월 초하루부터 뭔 정치 이야기’냐고 핀잔을 들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정치이야기’는 꼭 해야 한다. 

좌절하고 절망하기보다 ‘선거’라는 다시 잡을 희망의 끈이 아직 남아있어서다.

해서 정치권이 지나온 시절 지역과 국가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를 포함한 정치적 담론을 논해야 한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에서는 우리 고장의 발전을 견인할 참신한 인재들이 나섰는지도 따져봐야 하고 그가 누구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풀뿌리 민주주의의 보루라는 자치단체의 장도 제대로 뽑을 수 있다.

여기에 특례시 원년인 수원시도 포함됨은 물론이다.

그럴려면 유권자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 시작은 설날을 맞아 가족과 이웃과 나누는 정치이야기에서부터 출발해도 좋을 듯싶다.

과거 우리의 설은 못살고 배고프던 시절이었지만 요즘처럼 팍팍한 명절이 아니었다. 

비전이 있었다. 음식을 먹으며 덕담을 나눴고, 부모에겐 효도를, 나라를 위해선 충성한다는 덕목을 중히 여기면서 미래를 설계했다.

올해 치러지는 이번 두 차례 선거를 통해 이런 비전을 되찾아 미래를 위한 희망편지를 쓰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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