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것이 여럿 있지만 한복만큼 외국인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없다.

특히 선과 색이 아름다운 여성 한복은 그 자체가 문화 상품이자 우리 민족의 정체성으로 평가 받고 있다.

따라서 국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인증 마크로도 사용된다.

지난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우리 문화에 대한 일관성 있는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마련한 새 인증 마크에 한복의 옷고름과 태극 문양을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데 박근혜 대통령만큼 기여한 사람도 드물다.

물론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의 한복 이미지 또한 최고로 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와 또 다른 품위를 알리는데 기여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부인하지 않는다. 

취임초기 국가 원수로서 외국 순방시 품격과 기품을 섬세하게 고려한 명품 한복을 입고 문화외교를 펼쳐 한국미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을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취임식은 물론 국내외 각종 행사에도 ‘한복의 화려한 외출’을 연출, 한복의 단아함과 기품을 알려 호평을 받기도 해서다.

모두가 한복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여성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영향을 받은 박 대통령의 한복사랑이 더해진 결과다.

그리고 정치적 역량과 별개의 능력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한국 미(美)를 대변하는 한복은 고조선시대로부터 1600년 이상 입어 와 전통복장으로는 세계에서 역사가 가장 길다.

상체의 옷인 저고리, 하체의 옷인 바지와 치마가 그때부터 기본적으로 착용한 것이어서 그렇다.

이러한 한복의 기본형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가 없다.

특히 치마는 여자 전용의 하의로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문헌에 치마로 표현한 첫 기록은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閑中錄)에 등장한다.

하지만 한복이 전통 복장이면서 날이 갈수록 일상에서 멀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예복과 결혼식 때나 겨우 입을까 애 어른 할 것 없이 설과 추석에도 거의 입지 않는다.

1996년 문화체육부가 매월 첫째 토요일을 '한복입는 날'로 정하고 있지만 유명무실이다. 입기 불편하고 거추장스럽다는 게 이유다.

다행히 k-팝을 비롯한 한류덕분에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한복(韓服)으로 자리매김 했지만 아직 일상의 복장으로서는 거리를 멀게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중국이 그 틈새를 노린 것은 아니겠지만,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소수 민족의 복장처럼 왜곡 선전해 우리 국민의 분노를 샀다.

그런데도 정작 정부는 이에 대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다.

따라서 국민들의 복장을 더 터지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공정(工程)이라는 이름으로 고증도 없이 문화를 왜곡하는데 이골이 난 중국의 이중성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엊그제가 한복이 최고 대우를 받는 고유명절 설날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분노마저 치민다.

정부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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