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X하네" “X발”은 보통이다.

심하면 육두문자가 섞인 욕설까지 거침없이 나온다.

어른들의 싸움판이나 투전판 이야기가 아니다.

학생이 교사한테 내뱉는 폭언 내용이다. 그것도 초등학교에서.

물론 일부 학교 소수의 고학년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또 중·고교에선 너무 보편화돼서 사회적 이슈에서조차 제외된지 오래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교육 현장에서의 교권은 날개 잃은 천사처럼 추락중이다.

그래서 교사들 사이에 나온 말도 있다. ‘무관심이 상책’

걸핏하면 교사에게 폭언하고 야단치면 대들고, 그것도 모자라 휴대전화로 신고하는가 하면 학부모까지 합세해 공격하는 교육 현장 속 자조적인 교사들의 목소리로 굳어졌다.

스승의 권위가 대체 얼마나 무너졌기에 ‘무관심’이 아무렇지 않게 회자되는 걸까?

무관심은 교사가 교육을 포기한다는 말과 같다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난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가 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교직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35.7%가 ‘그렇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또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이 31%였다고 한다.

역으로 짚어보면 교사의 마음이 이미 학교를 떠났음을 알 수 있다.

교육을 이끄는 주체는 누가 뭐래도 교사다.

그러나 교사의 지위가 흔들리고 교권이 심하게 침해당한다면  누가 학교를 지키겠는가.

물론 응답 가운데에는 보다 복합적인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모두가 버릇없는 학생들과 아전인수 격인 학부모 탓은 아니라 쳐도 과거와는 사뭇 다른 답변 내용 들이다.

인생의 삼락(三樂)중 ‘가르치는 기쁨’이 포함됐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다.
 
조사 중엔 학부모나 학생의 폭행·폭언 등으로 교원단체에 상담을 요청한 교사가 최근 10년간 두 배로 늘었다는 결과도 있다.

거기엔 사이버 명예훼손 등 신종 교권침해도 포함된다고 하니 심한 스트레스로 정년이전, 명예퇴직 신청 교원증가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교권침해로 교사들의 속앓이가 심해지자 3년 전 틈새를 비집고 등장한 것이 교권 침해 보험이다.

교사가 교육활동 중 폭행, 협박, 명예훼손, 성폭력범죄나 부당한 간섭 등을 당했을 때 보험금을 주는 특약이다.

지난해 이 보험 가입과 위로금을 수령한 교사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서글픈 소식이다.

새학기, 처참히 무너진 교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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