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2개여월 앞두고 출마 예정자들의 출마선언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그동안 대선 정국에 묻어두었던 야심을 너도나도 드러내는 형국이다.

하마평도 광역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시.군 등 가리지 않고 거론된다.

그야말로 선거의 계절임을 다시 실감나게 한다.

수원을 비롯, 경기도내 시.군마다 대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술렁임이 거세지고 있다. 

대선에서의 표심이 여.야의 예상을 벗어나면서 출마 예상자들의 셈법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공천 여부에 따라 당락이 거의 결정된다고 보기에 후보간 물밑 눈치 싸움도 치열하다.

특히 여.야 후보군 모두 대선 기여도에 따른 유·불리를 계산하며 중앙당에 줄을 대느라 분주하다.

이같은 지역 정가의 ‘난장(亂場)’을 보며 유권자들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출마자들이 눈치를 보아야 할 사람은 정작 표 가진 유권자들인데 작금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아서다.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춘추시대 제나라 장공이 수레를 타고 가는데 사마귀 한 마리가 앞발을 들고 수레를 막아섰다는 말이다. 

자기 분수를 모르고 큰 힘을 가진 상대에게 덤비는 무모함을 비유할 때 주로 쓰는 고사다.   

대선이 끝난 요즘 지방선거 출마에 도전장을 내미는 후보자들을 보면  꼭 이 모양새다.

특정 지역만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공통이다. 

개중에는 유권자라는 큰 힘 앞에 봉사자임을 망각한 후보, '나 아니면 안된다'는 교만에 빠진 후보들이 버젓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경선에 맞설 후보들은 안중에도 없는듯 자기 자신이 최대의 경쟁자임을 자처하는 후보도 있다. 

아전인수(我田引水)도 이쯤되면 병적이다.

정치인은 나름 명분이 있어야 존중 받는다. 

그러나 많은 정치인들이 자가당착적 판단으로 명분을 만들고 당위성을 찾는다.

지역 정치인들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유권자를 얼마나 우습게 보면 이같이 교만한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실소마저 금치 못하게 한다.

그동안 당랑거철속 사마귀를 기백과 용기로 판단해 단체장을 뽑은 뒤에야 많은 유권자들이 수많은 실망과 후회를 했다.

사례는 우리의 지방자치 역사 속에서 수없이 찾을 수 있다.

온갖 비리와 독선으로 얼룩진 경우도 부지기수다. 

오죽하면 선거법 위반 등 각종 비리로 당선무효형을 받고도 일고(一考)의 반성 여지도 없이 지역 정가 좌장 노릇을 하는 전직 시장.군수가 있을 정도니 말이다.

이들은 선거철만 되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도 한다.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마찬가지다.

책임지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하면서 일단 선거판에 뛰어든 후 당선까지 했던 깜냥 안되는 단체장일수록 더 겁내는 게 없다.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고 차기를 노리는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다.

내 식구챙기기, 공무원 줄세우기, 산하단체 자기편 심기 등등 그동안 수많은 폐혜를 저지르고도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은 전혀 없다. 

깜냥없는 시장.군수가 권한을 휘두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다.

물론 민주사회에서 출마는 자유다. 아무도 막지 못한다.

또 출마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완벽한 걸름망도 없다.

그래서 깨어있는 유권자들은 자신의 깜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지 못하는 출마자들을 대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라 토로하기도 한다.

이번 6·1 지방선거는 이런 오류 없이 제대로 치뤄보자. 

후보다운 후보가 있는지, 혹여 정당의 바람만 잘 타면 당선될 수 있다는 기회주의자는 없는지, 옳고 그른 것보다 같은 편인가 아닌가를 중요시 여기는 후보는 없는지, 구태정치와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후보는 아닌지, 반드시 눈여겨 살펴야 한다.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이루고 수원과 경기도의 앞날,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다시한번 정신을 가다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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