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문턱에 있다는 우리나라는 유독 서글픈 통계가 많다.
노인 빈곤율도 그중 하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로 꼽힌다.
그런데 엊그제 통계청이 더 슬픈 통계를 발표했다.
노인 빈곤율이 30%대로 더 하락했다는 것이다.
노인 빈곤율이 이처럼 40%아래로 떨어진 것은 역대 최초라고 한다.
따라서 노인 빈곤에 관한 불명예 딱지가 하나 더 붙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노인 빈곤율)은 38.9%로 집계됐다.
2019년보다 2.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그동안 국내 노인 빈곤율은 4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참고로 OECD 회원국 평균 노인 빈곤율은 13.5%다.
우리가 3배 가량 높은 것이다.
OECD 내에서 노인 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미국·호주·일본도 20%대다.
노인 빈곤율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소득 수준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노인 빈곤율은 왜 이처럼 추락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노인의 전체 소득 중 국민연금의 비중이 회원국 중 제일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 우리의 65세 이상 노인층의 전체 소득 중 ‘국민연금’의 비율이 회원국 중 가장 낮은 16%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37%, 일본은 47%, 핀란드는 80%, 벨기에는 81%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이 선진국 중 가장 복지 정책이 취약하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 노인들은 늙어서도 가장 오래 일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통계로 봐도 노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31%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그나마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을 밑돈다.
노인들의 말년 소득의 무려 65%가 아직도 노동 봉급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너냐 할 것 없이 국민모두 책임감과 수치심을 느껴야 할 명제다.
어디 그뿐인가?
노동시간은 평균보다 주 4.8시간 더 길다.
그렇게 근근이 세계 최장 71세까지 일한다.
동시에 삶의 의욕을 잃고 건강까지 잃게 되면서 현실을 비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OECD가 우리의 70세 이상의 노인자살률이 10만 명당 116명으로 조사 대상 60개국 중 가장 높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참고로 프랑스는 27명, 미국은 16명, 노르웨이는 11명, 쿠웨이트는 1명이다.
한국 사회에서 노인을 설명하는 이미지는 부정적인 것이 많다.
심지어 말 안 통하는 ‘꼰대’ 젊은이들의 세금이나 축내는 ‘NO인’도 있다.
3년후인 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된다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눈 앞이다.
소수의 성공한 노인만이 아니라 보통의 노인도 시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진정으로 요원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