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특례시청 전경. (사진=수원시)
수원특례시청 전경. (사진=수원시)

[수원일보=정준성 기자] 수원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방세 체납자가 설정한 부동산 근저당권(根抵當權)을 대위(代位) 경매해 체납액 전액을 징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25일 밝혔다.

지방세 2억8490만원을 체납한 김모씨는 자신의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수원시가 근저당권을 조사·압류하자, 부동산 경매를 해도 채권 회수가 어려울 거라고 판단한 김씨는 경매하지 않고, 부동산을 장기간 방치했다.

시는 민법 제404조(채권자 대위권)를 토대로 ‘근저당권 대위(代位 : 제3자가 다른 사람의 법률적 지위를 대신해 그가 가진 권리를 얻거나 행사하는 것) 경매’를 검토했다. 수원지방법원에 자문하고, 변호사 면담 등을 거쳐 “대위경매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소수 의견을 받았다.

소수 전문가 의견과 법률을 토대로 ‘채권자 대위 임의경매 신청’의 당위성을 주장했고, 마침내 법원이 대위 경매를 접수했다. 결국 체납액 전액을 징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끊임없이 새로운 징수기법을 발굴하고 있는 시는 올해 지방세 체납자의 장기 미집행 압류 부동산 등기 권리를 심층 분석하는 ‘부동산 쉐이크업(SHAKE UP) 기법으로 압류부동산이 있는 고액 체납자의 체납액을 징수하고 있다.

부동산 쉐이크업은 특정금융정보(FIU 정보)를 활용해 체납자의 통정허위표시(상대방과 협의해 허위로 하는 의사표시) 등기를 확인하고, 이해관계·권리분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유효한 채권을 확보하는 등 전문성을 활용해 압류부동산을 ‘실익 있는 부동산’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2022년 4월 1일 기준 압류부동산이 3979건인데, ‘실익 없음’으로 장기간(4년 이상) 대손상각(채권자가 보유한 채권 중 채무자의 상환능력이 없거나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을 손실로 처리하는 것)된 압류부동산이 68%에 이른다.

부동산 쉐이크업 대상 체납자는 2289명(체납 3979건)이고, 총 체납액은 132억1200만원이다.

체납액이 500만원 이상이고, 4년 이상 부동산 압류가 된 체납자는 허위로 선등기 된 근저당·가등기 등 권리를 재분석한다. 지방세정보시스템상 2022년에 저당권 등 취득 내역이 있는 체납자는 부동산에 대한 권리 등 채권을 압류한다.

체납자 압류 부동산 등기부등본의 권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통정에 의한 허위계약 등기 의심자는 FIU(금융정보분석원)에 정보를 요청해 거래 사실과 변제를 확인한다.

또 근저당권 소멸시효와 채무변제 여부를 확인하고, 체납자가 설정한 부동산 권리(저당권, 전세권 등)에 대한 맞춤형 조사를 해 압류·추심·대위경매 등을 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대손상각돼 장기 미집행된 압류부동산을 실익 있는 부동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징수기법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며 “무재산 정리보류대상자(결손자) 체납자의 조세채권을 확보해 소멸시효를 중지하는 등 조세 정의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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