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두레수도원에서 금식수련 지도하느라 과로하였습니다.

그래서 심신이 지쳐 지난 화요일 수안보온천으로 왔습니다.

아들에게 운전하게 하여 오는 중에 부자 간에 모처럼 소통이 잘 돼 기분이 좋았습니다.

수안보 파크호텔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온천탕으로 들어가 41도 온천탕에서 마음껏 몸을 담그고 나니 쌓인 피로가 씻은 듯이 가시고 몸이 날아갈듯 가뿐하였습니다.

탕에서 나오며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사람 행복해지기 간단하구먼'

방으로 들어와 낮잠을 푹 자고 나니 내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 일벌레처럼 일만 하지 말고 이렇게 쉬어가며 놀아가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놀 줄 모르면 일할 줄도 모른다고 누군가 한 말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더하여 생각나는 말이 있습니다.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고 나는 사람 위에 노는 사람 있다'는 여담이  생각납니다.

참으로 실감나는 말입니다.

나도 이제 내일 모레 글피면 여든 한 살이 되니 일벌레처럼 일만 하려 들지 말고 놀아가며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 쉽게 행복하여지는데 굳이 과로하여 따분한 분위기를 풍기며 지날 필요가 없는 거라는 생각이 절실해집니다.

그래서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강추하려 합니다. 행복해지기를 연습하자고 강력하게 추천하려 합니다.

수안보 파크 온천에 온 지 이틀째입니다.

아무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며 온천탕에 들락날락하는 것이 일과입니다.

아무 일 없이 빈둥거리노라면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의욕이 되살아납니다.

그리고 기도드리고픈 마음이 살아납니다.

그래서 휴식이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휴식을 누리지 못한 채로 무언가에 쫒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삶에서 오는 폐해가 심합니다.

수안보 파크 온천에는 온탕, 냉탕 그리고 야외탕이 있습니다.

나는 먼저 온탕에 들어가 땀을 내고는 냉탕으로 들어갑니다.

냉탕 찬 물에 몇 번 잠수하고는 야외탕으로 옮깁니다.

확 트인 야외에서 산들을 보며 그냥 멍하니 탕 안에 앉아 있습니다.

따끈한 물에 몸을 담근 채로 하늘을 가로질러가는 흰 구름을 보고 있노라면 고등학생 시절 무전여행을 하며 읊조리던 헬만 헷세의 '구름'에 대한 시가 떠오릅니다.

"저 하늘로 떠가는 구름이/ 내게 속삭인다 고향으로 가라 하고/ 고향으로 어딘가 모를/ 아득한 저 곳으로 가라 한다/ 오랜 방황의 길에서/ 고독을 체험치 않는 사람이라면/ 구름의 마음을 어찌 짐작이나 하리요/ 내게는 남쪽 바닷가 어느 곳엔가/ 잃어버린 고향이 있을 것만 같다"

십대 나이에 읊었던 시이기에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을 더듬어 헬만 헷세의 시를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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