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가 없다. 뉴스를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는다. 일부 국내 극우단체들이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를 ‘사기’라고 주장하며 철거 시위를 벌였다는 소식을 들으며 탄식을 금할 수 없다. 이들은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반일종족주의’ 공동저자인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요시다 켄지 씨 등 4명으로 이른바 위안부 사기 청산 연대 소속이다.

이에 항의, 독일 쿠라지 여성연합, 독일 금속노조 국제위원회,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SPD) 미테구 청년위원회, 베를린에 소녀상을 건립한 코리아협의회 소속 100여명도 소녀상 맞은편에서 집회를 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것은 베를린에 거주하는 일본 여성들의 연합단체인 베를린 일본 여성연합도 항의 집회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베를린 일본인 여성연합 소속 노리 씨는 한국 극우단체의 시위를 보며 “너무 끔찍하다, 치욕적”이라며 “위안부 피해에 대해서는 수천 개의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위안부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다”라며 소녀상의 철거를 촉구하는 그들의 행태에 왜 우리가 부끄러워야 하는가. 현지 주민의 말처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긴 침묵을 깨고 어렵게 공개증언을 했다.

일본인 여성 노리 씨의 말처럼 증거는 넘쳐난다. 그런데 오히려 피해자인 한국인들이 이를 거짓말이라는 일본정부와 극우파들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며 기억을 지우려는 모습에 말문이 막힌다.

현지 여론은 소녀상이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를 자인하지 않고, 소녀상을 없애라고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소녀상은 2020년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됐다. 일본 정부의 항의 등으로 여러 번 철거 위기를 겪었지만 얼마 전 구의회에서 다수 의견으로 ‘영구 존치 결의안’을 냈다. 따라서 앞으로 영원히 베를린에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한국 극우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일본 극우들의 악성 메일에 시달려 온 미테구청 공무원들은 한국 극우단체의 악성 메일에 이어 시위까지 벌어지면서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진실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수많은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일본 정부와 극우파는 진실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에 적극적이다. 이에 부화뇌동하는 한국의 일부 극우세력이 있으니 한숨이 나온다. 반면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앞장 선 독일인들과 양심있는 일본인들도 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2008년 10월 일본 정부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 다수가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사죄하라고 권고했다. 201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일본 인권상황에 대한 보편적 정례 검토회의’에서도 일본 정부가 일본종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성의 있는 사과와 보상을 해줄 것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일본 극우들과 한국의 일부 극우들은 ‘일본군 성노예는 새빨간 거짓말’이며 ‘일본군들을 상대로 매춘을 했던 여성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나치 역사가 있음에도 국제 사회에서 존중받고 평가 받는다. 역사 반성과 교육, 사과. 역사 왜곡자 처벌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정부와 한국의 일부 극우들은 지금이라도 퇴행적인 역사 왜곡 시도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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