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가정 냉장고엔 고등어 한 두토막쯤은 항상 있다. 해서 나온 노래도 있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로 시작하는 가수 김창환의 ‘어머니와 고등어다.

예부터 싸고 영양가 높고 맛까지 좋아 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고등어.

때문에 서민식탁에서 ‘국민 생선’이라는 ‘지존’자리를 좀처럼 내놓지 않았다.

갈치도 이에 못지 않다. 구이를 비롯, 식해 젓갈 김치속 등등 별미 밥반찬으로 서민이 좋아하는 생선중 하나여서다.

우리 근해 어획량 감소로 한때 '금(金)치'라 불리던 때도 있었으나 여전히 국민생선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고등어와 갈치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최근 수산물 중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꼽히던 고등어와 갈치의 소비가 연어와 장어의 소비에 추월당했기 때문이다.

'국민 생선'이 '연어와 장어'로 물갈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대 연구팀이 지난 2011∼2020년까지 10년간 농촌진흥청의 소비자 패널에 참여한 전국 525가구의 '수산물 등 단백질 식품 소비 실태'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분석에 따르면 그중 고등어는 지난 10년간 구매금액과 구매횟수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구당 연간 구매금액은 2011년 3만355원에서 2020년 2만83원으로 1만원이상 감소했다.

연간 구매횟수도 2011년 5.1회에서 2020년 2.9회로 절반가량 줄었다.

갈치는 연간 구매금액이 2011년 1만7288원에서 2020년 2만3928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구매가 많아진 것이 아니라 10년 동안 갈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구매횟수는오히려 1.5회에서 1.4회로 줄었다.

반면 오메가3 등이 풍부해 다이어트와 치매 예방에 좋다고 알려진 연어는 구매금액 횟수 등에서 10년전 대비 5배 늘었다.

대표적 자양강장제로 사랑받아온 장어도 두배이상 증가했다.

이유는 별다른 조리 없이 간편하게 즉석에서 먹을 수 있게  웰빙 식재료화한 덕분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거기에 굳이 외식없이도 집에서 먹을 수 있도록한 아이디어 등이 국민생선 지존자리를 바꾸게 했다는 분석이다.

고등어와 갈치. 맛은 좋지만 구울 때 생기는 '연기'와 '비린내'가 단점이다. 그런데도 서민이 사랑한 것은 영양을 공급해 주는 양질의 단백질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같은 조건이라면 편리함이 우선이라고 바뀐 소비자의 의식도 엿볼 수 있다. 

이같이 젊은 서민층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생선 소비 트랜드'의 변화, 무엇이든지 바꿔 놓는다는 '세월의 힘'을 다시한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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