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최기호 기자] 최근 강화군민들이 민통선의 합리적 조정을 요구하며 8000여 군민들이 서명한 연명부를 대통령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해병대 제2사단, 수도군단에 전달했다.

18일 강화군에 따르면 이들 군민들은 민통선 지정 50년이 넘었으나 민통선 지역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이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점을 중시, 현실을 반영해 주민의 주거·재산권과 국가 안보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민통선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민통선 주민들은 자신의 농지 출입조차 자유롭지 못하고, 한강하구의 풍족한 어족자원에도 수로나 포구에서 어로 활동을 할 수 없음은 물론 각종 개발행위에도 제약을 받는 등 심각한 재산권을 침해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강화군 교동도의 경우 섬 전체가 한미연합사령부가 정한 민통선으로 지정돼 있고, 섬 지역 80%가 철책으로 둘러쌓어 바닷가 접근이 차단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4년 본도와 48번 국도상 연륙교로 연결되며 인접 시·군과 동일한 생활권으로 묶였다. 하지만, 교통량 증가에도 국도를 막고 이뤄지는 검문 방식은 50년 전과 똑같아 군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등 검문 체증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황교익 이장단장(교동도)은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하고 있지만, 군부대는 50년 전 검문 방식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해 민통선을 조정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화군 관계자는 “교동도로 가기 전 거쳐야 하는 신봉리 검문소와 교동대교 검문소를 통합해 운영하는 등 교통불편 해소를 위해 군부대와 협의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며 “오랫동안 고통을 감내해온 군민의 입장에서 민통선이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