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박노훈 기자] 피렌체의 아쉬움<본보 10월 12일자 참고>을 뒤로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베네치아로 향했다.
기차로 피렌체역에서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이하 베네치아역)까지는 2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오전 10시 도착, 호텔에 짐을 맡기고 바로 부라노섬으로 향했다.
여기서 먼저 베네치아에 대한 간략한 구조(?)를 알아야 이해하기 쉽다.
#무라노섬 갈아타기, 예측하지 말고 물어보라!#
베네치아 여행 전, 흔히들 오해 하는 것 중 하나가 베네치아의 건물들은 '색감이 예쁘고 알록달록하다'는 것이다.
100% 틀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은 부라노섬이다.
국내에서는 가수 아이유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베네치아는 100개가 넘는 섬이 모여 있다.
이를 다 언급할 수는 없고,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세 곳의 섬을 꼽자면 베네치아역이 있는 베네치아본섬, 유리공예가 발달한 무라노섬, 형형색색 건물들이 시선을 끄는 부라노섬이다.
이 가운데 중간의 무라노섬은 사실상 베네치아본섬과 부라노섬을 연결하는 중간 기착지로 여겨진다(개인적으로는 무라노섬도 인상에 남는다).
베네치아본섬에서 부라노섬을 갈 때 혹은 그 반대의 경우 이 무라노섬에서 수상버스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수상버스가 아닌 고가의 수상택시를 타고 한 번에 갈 수도 있다.
또 국내 블로거들에 의하면 선착장에 따라 드문드문 한 번에 가는 수상버스도 있다.
그러나 이들 방법은 일반적이지 않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베네치아역 바로 앞에 있는 'Ferrovia'(페로비아)란 선착장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무라노섬에서 내려 다시 부라노섬으로 향하는 것이다(베네치아본섬으로 돌아올 때는 역순).
그런데 여행 준비를 할 때 접한 가장 많은 정보가 베네치아본섬에서 '3번 수상버스를 타라'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무라노섬에 '내려서 갈아타는 (무라노섬 내의)선착장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후자는 맞다. 갈아타는 선착장이 같은 수상버스가 있는 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 선착장(갈아타는) 또한 사전에 모 블로거가 기록한 선착장은 아니었다.
여기에 전자는 맞기도 하지만 잘 들어맞지는 않는다.
이를 종합적으로,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수상버스를 이용해 부라노섬을 가려거든 출발할 선착장은 사전에 알아보되 '(베네치아본섬에서)몇번 수상버스를 타고 (무라노섬 도착 후)어디서 갈아타야 하는지'는 현지 직원에게 물어보라.
사전에 알아본 내용과 노선 및 시간이 딱 들어맞아 공부한대로 순탄하게 갈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갔을 때는 선착장 전광판에 수상버스 3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되레 4.1번 수상버스가 많았으며 내려서 갈아타야 하는 선착장도 모 블로거가 남긴 기록과 달랐다(이는 노선이 달라 그럴 수도 있다).
'통밥'을 동원해 보면, 선착장에 마련된 안내판의 질감을 살폈을 때(새거였다) 수상버스의 노선과 시간 등은 시기마다 조금씩 달라지지 않나 싶다.
현지직원에게 물어볼 때 베네치아본섬에서 부라노섬으로 갈 경우 '부라노?'라고만 얘기해도 '몇 분 뒤 몇 번을 타라'고 친절히 얘기해 주니 외국어울렁증은 과감히 떨쳐도 좋다.
돌아올 때 역시 목적지의 선착장을 물어보거나(예를 들어 '페로비아?') 지도를 보여주면 잘 알려준다.
#산마르코광장서 2번 타고 편하게 관통해 볼까#
부라노섬을 다녀온 뒤 오후부터는 베네치아본섬 투어를 주로 도보로 즐겼다.
베네치아본섬은 길 자체가 워낙 미로 같아 베네치아를 가르키며 흔히 하는 말인 '길 잃어 버리는 데로 돌아다니라'는 것에 동의한다.
이름모를 골목일지언정 그 자체만으로도 여행의 감성은 풍부해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에 쫓겨 볼 것만 봐야 한다면 구글지도를 켤 수 밖에 없으나 워낙 좁은 골목이 많아 간혹 GPS가 정확하지 않을 때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저녁시간대 베네치아본섬 필수 코스 중 하나인 산마르코광장에 도착한 뒤 숙소(베네치아역 인근)로 돌아오는 길은 수상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추가하면, 산마르코광장을 모두 둘러본 뒤 광장을 등지고 바다를 향해 가보라.
그런 다음 오른쪽으로 꺾어 앞으로 30~50m만 가면(이때 바다는 왼쪽에 놓이게 된다) '산마르코 지아르디네띠(sanmarco giardinetti)' 선착장이 나온다.
여기서 2번 수상버스를 타면 베네치아본섬 중간을 가르는 'S'자 모양의 바다를 관통할 수 있다(베네치아역 방향, 'Ferrovia' 선착장 방향으로 향한다).
개인적으로 출처는 불분명한, 어디선가 이 방법을 알려준 영상 혹은 글을 본 기억이 있어 타봤는데 기억 그대로였다.
주요 선착장마다 정차해 본인의 숙소나 목적지 근처에서 내리면 도보로 소비한 체력을 비축할 수 있고, 베네치아본섬의 아기자기한 광경을 수상버스 위에서 편안히 감상할 수 있어 추천할만 하다.
TIP. 베네치아 여행할 때 알아두면 쓸데 있는~
- 베네치아 수상버스 티켓은 부라노섬을 가는 여정이 포함된 날이라면 1회권을 여러번 사서 쓰기보다는 1일권이 경제적이다. 2일권 이상의 구입여부는 각자의 일정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 수상버스 티켓은 선착장 입구마다 놓여 있는 단말기에 댄 뒤('띠링' 소리가 난다) 입장해야 한다.
- 베네치아는 바닷가인만큼 해산물이 풍부하다. 식당은 콕 집어서 추천할 순 없지만 일단 영문 간판으로 된 식당은 피하고 이탈리아어로 쓰여진 식당을 고르는 게 현지의 맛과 가까울 확률이 높다.
-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물가가 비싼 곳으로 유명하다. 숙소도 마찬가지. 미리 일찌감치 예약하는 게 그나마 나을 수 있다.
- 베네치아본섬 숙소가격이 부담이라면 기차로 한 정거장 떨어진 메스트레(Mestre) 지역으로 눈을 돌려보자.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본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알려져 있다. 베네치아역 도착 바로 전 역으로 기차로 5분여 남짓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