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탄공원. ⓒ김기수 기자 kks@suwonilbo.kr

● 우리동네 오늘

녹색의 소나무들이 가득한 매탄공원에 늦여름날의 비가 흩뿌려지고 있었다. 고동색의 나무 벤치 위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나 몇 개의 정자마다 10여명의 노인들이 눈에 띄었다. 바둑과 화투, 담소를 나누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우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원을 찾았다는 정길옥(여·74세) 씨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온다며 환한 미소를 전한다.

송기헌 동장은 소나무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영통구의 대표적인 공원이라며, 다목적 운동장과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간이 농구장 등 체육시설이 있어 시민의 휴식터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 그대로의 전원적 풍경을 살려 아늑하며, 삼림욕장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는 것이다. 또 곳곳에 산책로가 있어 주민들이 아침, 저녁으로 걷기운동 등을 즐길 뿐만 아니라 각종 야생화가 자라고 있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 수원시 영통구 매탄4동 866-25번지에 위치한 경기도 보호수인 느티나무와 산드래미 기적비. ⓒ김기수 기자 kks@suwonilbo.kr
수원시 영통구 매탄4동은 산드래미 마을을 중심으로 주택가와 아파트가 고루 섞여 있다. 광교산의 정기가 뻗친 산의 주위에 형성된 산둘레미 부락이 지금의 산드래미이며, 아랫말 공원과 산드래미 공원에 각각 350여 년된 느티나무는 마을의 역사를 담고 있다. 향토회를 중심으로 기적비를 건립, 매년 정월 보름에 제사를 지내고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고 있다.

김상두 행정민원팀장은 향토회 운영으로 단합이 잘 되는 고향같은 동네라고 말한다.

매탄4동은 1962년 화성군 태장면 매탄리를 수원시로 편입, 1964년 매원동으로 개칭, 1985년 매원동을 매탄동과 원천동으로 분동, 1990년 매탄 1, 2동으로 분동, 1990년 말에 매탄2동을 매탄 2, 3동으로 분동, 1994년 매탄 2동을 매탄2, 4동으로 분동했다.

이 곳에서 5대째 살고 있다는 송항섭(남·65) 씨는 1500년 경에는 여양 유씨, 1590년에는 여산 송 씨, 1630년엔 여양 진 씨, 1730년엔 수성 최 씨 등 4성이 모여 산 집성촌이었다고 말한다.

1960년대엔 과수원이 많았고 배와 복숭아가 주로 열렸다고 한다. 주민들 대부분이 채소농업을 해 생산한 농산물을 지동시장에 팔아 생계를 유지했는데 삼성전자가 들어서면서 농업위주의 생활이 임대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생활로 바뀌었다고 한다. 창고와 외양간 등을 방으로 만들어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세를 놓았다는 것이다.

1984년 이전까지는 새마을공장이 있어 부품을 조립하는 일에 종사하는 주부들이 많았으며, 이로 인해 아이들은 새마을유치원에 많이 보내졌다고 한다.

한편 매탄4동에서 30년째 살고 있다는 한근순(여·52) 씨는 1970년대까지 장화가 없이는 못 다닐 정도로 논이 많았다고 전한다.

최장수 노인으로 111세된 최길남(여) 씨와 위갑연(남·94) 씨가 있다.


자생단체 이웃사랑 모범…‘희망의 洞’

● 우리동네 자랑

산드래미 마을에 포옥 파묻혀 있는 동사무소의 형상이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품에 안고 있는 듯 넉넉하고 풍요로운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동사무소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민원인을 대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넉넉해 보인다.

민원 업무를 보기 위해 동사무소를 찾았다는 박민식(남·46) 씨는 민원실에 잔잔한 음악과 다과가 상시 비치돼 친근감을 주고, 분위기가 편안해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느낌이라고 말한다. 민원실 한켠에는 주민자치센터 수강생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자그마한 전시관에 온 듯한 착각도 일게 한다.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으로 서예교실, 토피어리, 칼라믹스, 꽃꽂이, 탁구, 스포츠댄스 등 8개의 프로그램에 100여명의 수강생이 참여하고 있다. 수원시 작품전시회에서 최우수상 수상 1회를 비롯 2회 입상한 바 있으며, 탁구팀도 금년 구청장배 탁구대회에서 단체전 준우승을 비롯 그간 4회 입상으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근순 주민자치위원회장은 전한다. 스포츠댄스는 경로행사, 마을음악회 등에서 멋진 모습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아파트단지 내에서 야외작품 전시회도 분기마다 개최한다.

‘빨주노초파남보’ 사랑의 릴레이, 재래시장 ‘1일 체험행사’, ‘사랑나눔 동아리’, ‘찾아가는 국악교실’등 주민과 함께 하는 다양한 특수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빨주노초파남보’ 사랑의 릴레이 운영은 동 자생단체가 지역의 주춧돌이 돼 지역청소 및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에게 눈높이 사랑을 실천하는 등 각종 미션을 수행해 무지개빛 희망이 살아 숨쉬는 수원시의 으뜸 동으로 거듭나기 위해 동 직원과 7개 단체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찾아가는 국악교실’ 운영은 현 주민자치위원(경기민요연구원장 김정우)이 월 1회씩 관내 11개 경로당을 순회하며, 우리 가락에 대한 이해를 돕고, 민요를 감상하며 전통악기 배우기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흥겨움을 선사하고 있다.

“주민 화합 최우선… 참여행정 적극 추진”

<인터뷰> 송기헌 동장

―동정방향은.

▲화합과 참여의 행정, 그리고 깨끗한 마을 조성이다. 동장으로 부임한 지 6개월이 막 지났다. 부임하면서 동네 주민 간, 단체 간의 화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하면서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동정을 펼쳐 나갔다. 동의 화합에는 주민 간, 단체원의 참여가 중요하고 참여를 통해서만 화합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구 및 동의 각종 행사 등에 주민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왔다.

―캐치콜과 해피콜제도란.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민원업무를 마치고 간 민원인에게 불편함이 없었는지, 최고의 서비스를 다짐하는 고객만족 문자알림제이다.

―직접 쓰레기를 주우러 다녔다던데.

▲부임 초기 주택가는 그야말로 쓰레기 천지였다. 분리수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무단투기도 횡행했다. 솔선해 매일 아침 쓰레기봉투를 들고 동네 청소에 나섰다. 처음에는 직원들도 낮설어 했지만 차츰 동참하기 시작했으며, 이렇게 3개월 정도 지나자 주민들도 적극 호응하고 공공근로를 활용한 청소에 박차를 가해 지금은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깨끗한 마을이 조성돼 있다.

김순덕 리포터(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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