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적 테러리스트의 별칭  '외로운 늑대'로 불린 수학자 시어도어 존 카진스키 ( Theodore john kaczynski). 아이큐 167의 천재로도 유명하다.

16세에 하버드대에 입학, 3년 만에 졸업한 그는 26세에 버클리대 수학과 종신 교수가 됐다. 하지만 이런 그가 1996년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다.

1978년부터 17년간이나 우편물 폭탄으로 무차별 테러를 가한 주범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카진스키의 우편물 폭탄 테러로 3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당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희생자 중엔 과학자 사업가 등과 환경파괴와 관련있는 많은 사람들이 포함돼 충격을 줬다.

그가 이같은 테러를 저지르게 된 것은 '현대 기술의 발전이 환경파괴에 책임이 있다'고 단정지으면서부터다.

발단은 1년만에 교수직을 던지고 몬태나 주 링컨의 외딴 숲 속에 오두막으로 가면서 시작된다.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기 위해 오두막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던 중 숲속 도로가 나면서 환경파괴의 현장을 목도한다. 물론 그의 터전도 훼손됐다.

이에 분노, 복수를 결심한다. 투쟁의 한 방편으로 수학자답게 우편폭탄을 제조, 테러를 전개하기 시작한다.

그의 테러는 주도면밀하게 진행됐다. 17년동안 경찰은 범인이 누구인지 파악도 못한채 헤맸다고 한다.

결국 동생의 신고로 1996년 53세의 나이에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덕분에 ‘외로운 늑대’란 낙인이 찍혔다.

하지만 시작은 ‘은둔형 외톨이’였다고 해서 당시 미국 사회에 또다른 충격을 줬다.

은둔형 외톨이로 인한 문제를 이야기 할 때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정도만 다를 뿐, 해가 갈수록 은둔형 외톨이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는 사회의 '시한폭탄'이 된 지도 오래다. 이들은 각종 증오범죄를 지속적으로 저질러 사회 물의를 빚고 있어서다.

현재 일본 전역엔 100만명 가까운 ‘은둔형 외톨이’가 있다는 통계도 있다. 그 중 26.9%가 35세 이상이라고 한다.

1980~1990년대 '방에 틀어박힌 아이들', 속칭 '히키코모리'가 이제 중년을 넘기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특징은 대략 4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가족들을 포함해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는게 첫째다. 둘째로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며 컴퓨터와 소셜미디어에 몰두한다. 셋째는 자기 혐오, 상실감 등 우울증의 증세를 보인다. 넷째는 잘 먹지 않으며 이유없는 반항과 폭력을 행사한다 등이다.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듯 싶다. 우리나라도 ‘은둔형 외톨이’가 늘어난다는 보도다. 엊그제  서울에 사는 만 19~39세 청년중 약 13만명이 고립과 은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구체적 수치도 나왔다.

서울 청년 인구의 4.5%를 차지하는 숫자다. 이 같은 생활이 5년 이상 장기화된 경우도 41.5%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정서·물리적 고립된 상태이거나 외출이 없이 집에만 있는 은둔 상태가 6개월 이상 이어졌고,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 스스로가 밝힌 이유는 실직과 취업의 어려움(45.5%)을 겪으며 마음의 문을 닫았다는 것이 제일 많았다.

이밖에 심리·정신적 고통(40.9%)과 인간관계의 어려움(40.3%)이 다음을 차지했다. 조사통계 자체가 없지만, 이런 젊은 이가 전국적으로 치면 그 숫자가 30만~40만 명으로 추산된다는 보고도 있다.

이들 중 심한 경우 우울증 증상과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외톨이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극히 일부지만 본인의 의지를 사회에 직접 전달하겠다고 나서면서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더 큰 문제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가족의 관심과 소통으로 어느 정도 줄일 순 있다지만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에서 치유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잠재적 위험군이 더 늘지 않도록 사회적 대책마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헤어졌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설 연휴가 시작됐다. 오죽하면 '은둔형 외톨이가 됐나' 하는 연민이 더욱 느껴지는 명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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