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엔 '삭발·단식', 이번엔 '혁신추진단' … 도의회 국힘 “현미경 검증할 것”

“재정 어렵다고 민생예산 희생 안 돼”…감액 사업별 필요성·근거 검증건전재정 혁신추진단, 출범 … “세출 아닌 세입부터 따져볼 것”

지난해 경기도의 복지예산 삭감에 반발해 삭발과 무기한 단식 농성까지 벌였던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예고한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을 겨냥하고 나섰다.

10일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추경안이 제출되는 대로 감액 대상과 규모를 사업별로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재정난을 이유로 민생사업이 다시 깎이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추 지사는 지난 5일 도 재정을 '사실상 부도 상태'로 규정하며 약 7700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일회성·선심성 행사와 불요불급 사업을 중단하고 연구용역, 민간위탁·대행사업 등을 재평가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추경안이 오면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서 세부내역을 확인할 방침이다. 방성환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7700억원을 어떻게 깎을 것인지 하나하나 다 뜯어볼 것"이라며 "실제 어떤 사업을 얼마나 감액하는지 세부내역을 받아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감액예산을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026년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사회복지·여성 분야를 중심으로 약 4465억원이 전년보다 줄면서 '복지예산 삭감' 논란이 불거졌고, 백현종 당시 대표의원이 삭발과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경기도의회 백현종(국힘, 구리1) 당시 대표의원이 지난해 11월 경기도의회 로비에서 경기도의 민생예산 삭감과 행정사무감사 불출석에 항의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번에는 검증 범위를 넓힌다. 사업별 삭감 내역뿐 아니라 감액의 원인이 된 재정상황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방 대표의원은 "원인은 다른 데 있는데 해법은 실제 사업에서 깎아놓고 '사실상 부도 상태니까 그렇습니다'라고 해버리면 민생예산이 희생당한다"며 "반드시 필요함에도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분석해서 감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건전재정 혁신추진단'을 출범시켰다. 도 재정난의 원인을 세출 규모에서만 찾지 않고, 세수추계 방식이 실제 세입보다 부풀려진 예산 편성으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지난 7일 '건전재정 혁신추진단' 출범했다. (사진=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지난 7일 '건전재정 혁신추진단' 출범했다. (사진=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국민의힘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지방세 세입의 본예산 대비 결산금액은 2022년 약 1조4000억원, 2023년 약 1조3000억원, 2025년 약 7000억원이 부족했다. 국민의힘은 2022년 이후 대규모 세수결손이 반복됐는데도 도가 세입 전망을 충분히 조정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추계 방식도 문제 삼는다. 최근 3년간 도가 전체 기관 전망치의 평균이나 최고·최저를 뺀 중간값 평균을 쓰지 않고 자체 추계안을 채택했고, 2026년도에는 '상위 3개 기관 평균'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조사를 민선 7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계획이다. 도 재정이 부동산 거래에 크게 의존하는 데다 중앙정책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세수추계 오류도 반복돼 구조 자체가 취약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선 7기부터 민선 8기까지의 세수추계 기준과 실제 세입, 세수결손 이후 재정운용 과정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방 대표의원은 "시장의 흐름과 통계의 원칙을 무시하고 정치적 확장재정을 위해 세입결손을 방조한 '인재'"라며 "엉터리 세수추계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