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버려진 독극물을 먹은 돌연변이 물고기’ 출현을 소재로 한 영화 ‘괴물’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 일까.

수원시 각 가정에서 먹다 남은 약을 아무 거리낌 없이 싱크대와 화장실 변기등에 버림은 물론, 상당수 주부들이 불용 의약품 수거의 필요성조차 모르고 있어 수질과 토양에 심각한 오염 위협을 주고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없으면 영화속 이야기가 현실화 될 판이다. 

수원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는 자체 의약품 검출분석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환경부 발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에서 환경부는 지난해 3월 4대강 하천수 및 하수 축산폐수에 대한 의약물질 오염검사 결과, 측정대상 27종 가운데 15종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사결과 진통소염제인 아세틸살리실산이 가장 많이 나왔고 유전자 변이에 영향을 미치는 동물용 항생제인 클로르테트라시클린(5.404ug/L), 설파티아졸(1.882ug/L)이 인체영향 추정 기준치를 훨씬 넘어섰다.

하수처리장 방류수에서는 항생제 네오마이신 등 13종이 검출되었고 축산폐수처리장 방류수에서 설파티아졸 등 16종이 검출됐다.

이러한 조사결과에 따라 수원시는 가정에서 먹고 남은 의약품 회수처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나 홍보와 시민들의 의식 부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팔달구 보건소(소장 김재복)는 지난해 폐의약품 수거사업을 전개해 관내 132개 약국을 통해 1천800리터를 수거해 소각했다. 현재 유통된 의약품을 추정해 보면 아주 미미한 수치이다.

보건당국과 약사회수원분지회에 따르면 관내 455개 약국을 통해 폐의약품 수거에 나서고 있으나 시민들의 호응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당국은 폐의약품의 경우 일반 폐기물품과 달라 의료기관에서 수거 소각 처리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모든 업무를 보건소에만 맡기고 있어 수거사업이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매탄동 모 아파트에서 만난 한 주부 최모씨(52세)는 “먹다 남은 약요? 그냥 싱크대 같은데 버리고 있어요”라며 폐의약품으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또 다른 주부 박모(37)씨는 아이들이 먹다 남은 감기약은 물론 각종 진통제, 소화제 등 폐의약품을 싱크대나 변기,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린다고 말했다. 폐의약품이 수질과 토양오염을 일으킨다는 점에 대해서는 “사람이 먹는 약인데 무슨 해가 되나?”며 전혀 뜻밖이라는 반응이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모든 약국에 불용약 수거통 설치와 홍보물을 게시하도록 하는 강제규정을 조례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할 수 있도록 수원시와 시민단체들이 대민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건소 관계자도 “관내 모든 약국에도 의무적으로 불용약 수거통을 설치하도록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며 “그 폐해의 심각성을 시민들이 알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전 시민운동 차원에서 홍보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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