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상품이 유행하고 있다. 고객의 취미와 생활 방식 등 개성에 맞춘 집, 자동차, 옷 그리고 신용카드까지. 마치 수제품을 산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는 이유로 구매자로 하여금 큰 만족을 주기 때문에 요즘은 공무원에게도 맞춤 행정이 대세다.

"불도 끄고, 위급한 상황에 빠진 사람도 구하고, 잠긴 현관문도 열어주고, 주거 지역에 위험한 벌집도 치웁니다"

이인창 수원 중부소방서장이 순식간에 열거한 '소방관이 하는 일'이다.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생명을 살리는 직업이라는 사명감으로 일한다는 이 서장은 그래도 '불만 끄는 소방관'이라는 인식은 많이 사라져서 뿌듯하다고 한다.

"힘들다는 생각을 하면 소방관이 될 수 없습니다.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고귀한 업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해야죠"

이 서장은 직원들에게 항상 엄하게 대한다. 촌각을 다투는 구조 활동을 위해서는 항상 긴장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3초마다 울리는 보통의 전화벨과는 달리 수원 중부소방서는 전화벨도 0.5초마다 긴박하게 울린다. 직원들에게 경각에 달린 시민의 다급함을 느끼게 하려는 이 서장의 아이디어다.

지난 83년 소방에 입문해 용인소방서 행정과장, 소방재난본부 구조담당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이 서장은 중부소방서에 대한 애착이 무척 깊다.

"신참 소방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수원 중부소방서에서 소방서장의 첫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나에게는 고향이나 다름없죠"

첫 소방관의 임무를 방호과에서 구조 활동으로 시작한 이 서장은 업무의 과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직원들이 더욱 자랑스럽다고 한다.

세심한 서장의 성격이 직원들에게는 귀찮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서 내에서는 존경받는 지휘자로 칭찬이 자자하다.

한 소방관은 "소방관이란 직업이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며 "때문에 직원들에겐 항상 엄하게 대하지만 궂은 일에는 항상 먼저 나서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이인창 서장은 "시민은 소방관에게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한다"며 "나의 번거로움으로 시민의 안전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 진짜 공직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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