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지역에서 열리는 취업박람회는 수많은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경기 침체 현상을 보임에 따라 대학생들은 끝없는 취업지옥을 살고 있다.

이달부터 주요 대기업 상반기 공채가 진행되면서 수원 지역 대학교 도서관이 취업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진리 탐구라는 대학의 본질은 사라지고 컴퓨터 앞에 앉아 취업 준비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각 대학마다 졸업반 학생들로 가득한 도서관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하니 취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대학별로 취업설명회 유치나 모의면접 실시 등 다양한 취업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지만 취업난의 높은 장벽을 넘는 데는 역부족이다.

워낙 구직난이 심화되다 보니 다시금 학교별로 진로가 갈리고 학벌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부작용도 없지 않다. 객관적인 실력은 동등하나 학교 이름값이 떨어져 면접에서 선택되지 못한 취업 준비생들이 숱하다.

어려운 취업시장은 ‘이태백’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20대의 태반이 백수라는 얘기다. 이태백 가운데 지방대 출신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세상을 향한 이들의 갈망은 ‘어엿한 사회인’이 아닌 ‘취업의 몸부림’이 돼 버린 지 오래다.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기준부터 ‘취업이 잘 되는 학교와 학과’가 돼 버렸다. 아무리 경쟁력을 길러도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수원 아주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새 학기를 시작한 지 며칠 밖에 안되지만 책과 컴퓨터와 씨름하는 취업 준비생들로 북적였다. 이들의 취업전략은 상반기 공채가 하반기 공채에 비해 지원자가 적은 편이지만 최근 경제난으로 휴학이 늘면서 일명 코스모스 졸업생이 크게 증가해, 상반기 채용 전쟁도 무시 못 할 수준이다.

여기에 국내 주요 그룹사들이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는 소식이 취업전쟁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경희대 수원캠퍼스 도서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좌석제가 도입된 후 예전처럼 자리싸움은 없지만 함께 온 친구들과 경쟁이라도 하듯 자리지키기에 비장한 모습들이다.

대학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한 명이라도 더 취업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역부족이다. 학과별로 정규직 취업자가 1~3명에 그친 곳도 상당수다. 게다가 장기 경제불황 속에서 지방대생이 겪는 고충은 눈물겹다.

최근 실업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은 심화되고 있는 대학생 취업난과 무관치 않다. 고학력 백수생활자가 늘어나는 것은 국가의 인력수급 정책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가 회복돼야 고용시장이 확대되겠으나 정부의 세밀한 일자리 전략이 세워져야 한다. 극심한 취업난의 1차 책임은 정부에 있다.

자치단체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지방대 발전을 위해 연고기업을 대상으로 취업 알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취업전쟁에 나선 대학생들은 눈 높이를 낮춰야 한다. 취업난 한켠에서는 중소기업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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