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경기도지사 선거 후보들의 인신공격성 상호비방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지방선거에 각당의 중앙당도 정권 유지와 교체라는 정치적 발언으로 진정한 선거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우리는 누차 본란을 통해 후보들이 정책대결보다 상대방 헐뜯기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우려와 함께 정정당당한 선거전을 촉구한 바 있다.

도지사 후보들이 네거티브 공세에 치중하며 정책과 비전 제시라는 지방선거 본연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진흙탕 싸움이야말로 유권자를 우습게 아는 행태다. 선거 일주일여를 앞두고 표심잡기 경쟁이 격화되면서 얼마나 과열, 혼탁양상이 극성을 부릴지 걱정이 앞선다.

엊그제 공식 선거 첫 주말을 맞아 경기도지사 후보들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수원에 총 출동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북풍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노풍이 맞서면서 유세전이 뜨겁게 달아 올랐다.

지방선거에 있어서 중앙당 차원의 지원 유세라면 적어도 경기도와 수원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정책대결을 펼쳐야 했지만 정치적 논리에 본질이 수면하로 잠기는 궁상을 떨었다.

공교롭게도 선거유세 시작과 동시에 발표한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이 북한 잠수정에 의한 어뢰폭발이라는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놓고도 여야 간 대립각을 세웠다.

여당지도부는 아무리 선거 때라고 하더라도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며 북한이 다시는 이런 사태를 벌이지 못하도록 경기도와 수원의 안정을 위해 김문수 후보와 심재인 후보를 선거에서 압승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에 야당 후보와 지도부는 정부의 안보 무능과 책임자 전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역사에 없었던 참혹한 패배를 당했다며 조사결과에 대한 의문과 정부의 안보 불능 사태를 꼬집었다. 역시 지역현안과는 거리가 멀다. 천안함 사태는 중앙정치권에서 논의되어야 마땅하다.

특히 여야 후보들의 상대방 흠집내기와 인신공격이 극치를 보였다. 김문수 후보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유 후보의 발언부터 야권 단일화 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비판했다. 유 후보도 “김 후보에게 경고한다”며 후보의 입으로 다른 후보를 비방하는 일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했다.

정당이나 후보 모두 정책대결을 유도하기보다 인신공격이나 상대방 깎아내리기 등 네거티브가 선거판을 지배하고 있다는 데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정책선거는 수면 하로 가라앉고 물고 뜯기는 이전투구가 개탄스럽다. 내 고장 일꾼을 뽑는 선거가 중앙정치 논리에 휘말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경기지사 후보들의 상호비방은 중앙당 싸움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니 저급한 선거전이 경기도를 먹칠하고 있다.

정책은 없고 혼탁을 부채질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판친다면 정치에 대해 시민들이 냉소를 낳을 게 뻔하다. 이제라도 각 후보들은 비방전을 접고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정책대결에 임해 주기 바란다. 지금과 같은 혼탁 과열양상이 지속된다면 진정한 지역일꾼을 뽑기 어렵다.

도민 모두가 후보 면면을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내 고장 일꾼은 내 손에 달렸다는 주권의식을 갖고 당당히 행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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