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길거리에서 잃어버린 부모의 애타는 심정은 우리 모두 같을 것이다. 더구나 긴 세월 어린 자식의 소식을 모르거나 유괴된 후 피살된 시체로 발견된 부모의 아픔이야 어디에 견줄 수 있겠는가.

“금방이라도 엄마하고 들어올 것 같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대문을 열어뒀습니다”  지난 2008년 실종 79일 만에 야산에서 피살된 시체로 발견된 안양시 이혜진(당시 10세·초등 4년)양의 부모 말이다. 애절함과 절박함, 그리고 치미는 분노를 추스르기 힘들 것이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고르는 사이 아이가 사라졌어요. 그날 이후 단 하루도 발을 뻗고 잠을 잔 적이 없어요. 제발 우리 아이를 보신 분은 연락 좀 주세요” 지난 2006년 수원역 인근에서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의 애타는 하소연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생업을 내팽개치고 또 빚을 내서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나서는 모습은 우리 개구리소년을 비롯한 수많은 사례에서 보아왔다.

어제(25일)는 실종아동의 날이었다. 14세 미만 아동 실종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매년 실종아동이 늘고 있어 예방과 체계적 시스템이 절실하다.

지난 한 해 발생한 아동실종 사건은 9240건으로 이 중 33명이 부모의 품으로 되돌아가지 못했다. 이들은 여전히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물론 이는 공식적인 집계이며 전국실종아동인권찾기협회 등에 따르면 부모들이 애타게 찾고 있는 장기미아는 700백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역에서도 실종아동 사건이 줄지 않고 있다. 개소 2년 6개월을 맞은 수원서부경찰서 관내에서 이 기간에 14세 어린이 실종사건은 128건이 발생했다. 수원남부경찰서 관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올 4월까지 122건의 실종사건이 발생했다. 모두 250건이 발생했지만 다행이 모두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지난 2002년 당시 9살이던 장모(현재 17세)군이 수원시 영통구 매탄1동에서 실종된 것을 비롯, 1998년 수원에서 실종된 11살 이모(현재 20세)군 등 장기실종사건은 여전하다.

실종아동에 대한 관리와 수사가 이대로여서는 안된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실종사건에서 실종된 어린이는 사건 발생 직후 3시간 안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아동 실종사건의 초동수사에 소홀히 할 경우 예상되는 결과다.

아직도 일선 경찰에는 실종아동 전담부서 없이 여성청소년계 직원 1~2명에게 실종신고 접수와 조사를 담당하게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인력이 부족해 초동수사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단순 가출로 종결될 가능성도 크다.

아동의 실종은 한 가정의 붕괴뿐 아니라 사회의 안정성과 성숙도에 대한 큰 불신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일선 경찰에 전담부서를 만들어 실종아동 문제에 대처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절실하다. 이와 함께 ‘멈추기’, ‘생각하기’, ‘도와 주세요’라는 3단계 예방수칙이 부모들에게 숙지돼야 할 것이다.

살인, 유괴, 성폭행 등 범죄의 대부분은 ‘실종’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주먹구구식 정책과 관계 부처의 책임 떠넘기기로 가족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 ‘아동 보호’ 인식이 전 국민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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