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외환 시장 동향이 예사롭지 않다. 유럽 재정위기에 북한 리스크마저 겹쳐 금융시장이 공황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 파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계속 출렁거리고 있는데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와 이에 따른 북한 측의 강경대응 움직임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다시 부각되고 있는 까닭이다.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주가 급락, 환율 폭등, 사재기 우려까지 우리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25일 북한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는 소식에 44.1포인트 폭락했던 코스피지수는 26일엔 21.29포인트 반등해 1582.12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5일 35원 넘게 폭등한 데 이어 26일에도 3.3원 올라 달러당 1250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것이다.

여기에 대형마트의 쌀, 라면, 통조림, 생수 등 식료품의 판매량이 늘며 사재기도 우려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천안함은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이라고 정부가 공식 발표한 지난 20일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는 24일까지 이마트의 주요 식료품 판매량은 지난주 같은 기간보다 10~15%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판매량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석가탄신일과 주말이 이어진 연휴로 인해 판매량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한편에서는 남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시민들이 불안을 느끼고 사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대목은 가뜩이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이 계속 고조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은 삼각파도를 만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대외 리스크가 발생하면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매도자금을 가져 나가면서 원화가 폭락하는 냄비 같은 한국 금융시장의 질병이 다시 도지고 있는 것이다.

펀더멘털적인 요소 때문에 시장이 급등락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제도적으로 외환의 썰물과 밀물을 막을 수 있다면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 시장참여자들도 툭 하면 패닉 상태에 빠져 뇌동매매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주식시장에 매도를 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오히려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 전투대세 돌입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나온 상투적인 수법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항상 악재가 돌출하면 금융시장이 과민 반응를 보였고 이럴 때마다 부화뇌동해 투매를 한 투자자는 손해를 본것이 과거 경험이었다. 더구나 북한에서 터져 나온 악재는 금융시장에 단기적인 충격만 주었지 결코 금융시장 트렌드를 바꾸지는 않았다.

두 차례나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우리는 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환율 급등은 수출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플러스 효과도 크다.

다만 차제에 우리 취약점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중장기 대책을 수립해야 옳다.

정부가 과거 경제위기 때마다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다 결과적으로 국민이 피해를 입었던 일을 잊어서는 안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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