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방선거 투표일이다. 되풀이 강조했듯이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는 그 중요성이 대선이나 총선 못지않다. 어느 면에선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이라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다. 그러기에 유권자는 오늘 임시 공휴일의 의미를 되새기고 당장 투표장으로 나가 주권을 행사하기 바란다.

아직도 누구를 선택해야 할 지, 아니면 아예 기권하려는 유권자가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하기야 이번 선거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8번이나 투표를 해야 하는 데다 혼탁양상으로 얼룩진 선거판에 식상한 유권자의 사정을 감안할 때 투표 기권 심리도 이해를 못할 바 아니다.

그러나 원론적인 말이지만 투표는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다. 내 고장 살림과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질 주민의 대표를 아무렇게나 뽑거나 기권해선 우리 지역에 희망이 없다. 그렇다면 애당초 지방자치를 포기하겠다는 얘기다.

넉넉잡고 1시간여면 투표할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풀뿌리 지방자치를 올바로 발전시키기 위해 궁극적으로 대의정치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으려면 정해진 임시 공휴일 시간을 헛되게 낭비하기보다 그 정도 품 정도는 감내하는 게 민주시민의 도리일 것이다.

정치판이 혐오스럽고 인물도 마땅치 않아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가 있다. 주권이 우리 시민에게 있기에 정치가 잘못되고 있다면 바로잡을 책임도 시민에게 있다. 후보자가 마음에 안든다고 선택을 외면하면 민주주의는 기대하기 어렵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을 해야 마땅하다.

그래도 투표가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기에 그렇다. 어떤 유권자는 특정 정당을 지지해도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 없어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물론 교육감·교육위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당소속이기 때문에 정당의 정강정책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지역일꾼으로서 얼마나 능력있고 도덕성을 갖춘 인물인가를 살펴 선택하는 게 먼저다.

후보 인물됨과 정책을 살피지 않고 같은 정파 후보를 획일적으로 지지하는 투표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내가 지지하지 않는 정당과 무소속 후보에도 지역 일꾼으로서 적임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각 후보자의 면면을 살펴보지 않은 유권자가 있다면 먼저 각 가정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를 꼼꼼히 읽어보아야 한다. 주권행사에 관심만 갖는다면 후보에 대한 정보는 여러 곳에서 얻을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막판 선거전이 혼탁했다. 지역정책은 차선이고 선심성의 빈 공약만 난무했다. 하지만 선거는 선거다. 선거가 혼란스러울수록 유권자들은 더 냉정해야 한다. 수원의 경우 부동표와 숨겨진 표가 25%에 이른다. 희망의 정치, 선진정치로 진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투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민주주의 과정에서 주권자인 시민이 피해선 안될 일이다.

그래서 기권은 또 다른 정치 혼란을 방기하는 무책임이나 다름없다. 놀러가라고 선거일을 공휴일로 하지 않았다. 투표를 외면하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 너나없이 소중한 한 표를 흘려보내지 않는 의미있는 하루가 돼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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