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전이 선거사상 초유의 가열풍으로 끝났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비방전이 기승을 부리고 4년 전 4기 선거와 견줘 선거전의 행태가 달라진 게 없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선거가 정권 싸움에 종속되는 현상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크고 작은 모든 선거에 중앙당이 나서서 처절한 싸움을 부추기는 것은 불식해야 할 과제다.

‘고장의 일꾼’을 뽑는 고유의 의미를 희석시켰다. 바로 우리가 지방의원의 정당공천제 배제를 주장하는 이유다. 권한과 재정이 중앙에 집중돼 ‘반쪽자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마당에 ‘줄세우기’까지 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더욱 퇴색 시킬 뿐이다.

결과야 어떻든 우리의 선택에 후회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깨끗한 한 표에 민주역량을 담아 투표한 주권의 자부심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과열됐던 선거분위기를 하루빨리 씻어내고 민생에 주름살을 주지 않도록 추스리는 일이다.

먼저 당선자 측은 낙선자 측에 위로를 보내고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를 보내 치열했던 선거전 갈등의 골을 허물어야 한다. 그래서 과열양상으로 빚어진 선거전 강풍에도 풍해는 없어야 한다. 패자가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반(反)민주주의 자세로 맞선다면 그것은 주민의 선택에 대한 배신에 가까운 것이다.

나아가 당선자들, 특히 경기도정과 수부도시 수원시정, 그리고 경기교육정책을 펼쳐나갈 당선자에게 당부한다. 지금 가장 먼저 할 일은 격전의 와중에서 갈라지고 해진 민심을 아우르고 어루만지는 일이다.

선거 후유증에 대한 주민의 불안도 적지 않다. 자신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유권자에게도 굳은 표정을 풀고, 상생의 화합을 선언해 마음 상한 이들을 달래야 한다.

당선의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과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 패자는 슬픔이나 분노에 앞서 스스로의 부족을 자책할 줄 알아야 한다. 결과에 승복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은 민주주의 체제를 떠받치는 요체다.소모적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미래에 대한 꿈과 소망으로 주민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당장 냉엄하게 경계해야 할 게 있다. 그동안 선거전에서 기여했다는 이유를 내세워 공 다툼을 하거나 그럴듯한 명분과 낯빛으로 ‘전리품’을 탐하는 주변 사람들이다. 이들을 과감히 물리치지 않으면 출발부터 한발 짝도 나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가 가져온 그간의 난맥상이 측근이니 실세니 하는 사람들의 전횡에서 비롯됐음을 명심하고 ‘대탕평’을 선언해야 한다. ‘선거 공신’들이 시정과 도정, 교육행정을 농단할 우려에서다.

경기도지사, 교육감, 수원시장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주민에게 약속한 공약을 반드시 실현하기 바란다. 지방선거란 모름지기 ‘고장의 심부름꾼’을 뽑는 절차다.

따라서 고장의 발전을 위해 선거공약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영예의 당선을 안았다. 지금부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심부름하겠다는 포부를 실천에 옮겨야 할 차례다. 미래지향적인 전문성을 높이고 희생정신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믿고 뽑아 준 유권자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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