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민심은 염태영을 택했다. 먼저 당선을 축하한다. 천안함 사태로 지역 고유의 이슈가 묻혀버렸고 현재와 과거 정권, 보수와 이념대결 양상이 빚어지면서 지방선거의 취지가 바랬지만 그래도 지역 일꾼을 선택하는 민심의 향방은 가려졌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가 뚜껑을 열기 전의 여론 조사와는 달리 야당인 민주당의 약진이 돋보이고 여당은 패배했다는 점이다. 수원시를 비롯한 전국 주요 지역에서 예상밖 패배와 고전을 면치 못한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가 보여준 준엄한 민심을 뼛속 깊이 새겨야 한다.

수원시 도의원 선거구에서도 8석 중 7석을 민주당이 차지했고 시의원은 30석 중 15석을 차지, 사실상 민주당이 압승했다. 어는 지역을 망라하고 골고루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한나라당이 패배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집권 여당에 대한 강한 견제 심리가 작용하면서 판세를 뒤집은 것이다. 천안함 사태와 같이 국가적 안보 이슈로 여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역에서 패배한 배경엔 세종시, 4대강, 금융정책 등 국정운영 과정에서 여전히 독선적인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탓이 크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 검찰의 스폰서 파문과 지방선거 후보 공천 잡음 등에서 드러난 것처럼 여전히 부패와 무사안일에 젖은 기득권 세력의 추태를 보인 것 역시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정부와 집권 여당은 이 같은 표심의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우린 역대 지방선거가 집권세력의 오만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대승을 안겨주는 게 민심의 큰 흐름이었음을 이번에도 보여 준 셈이다.

이제 수원시의 수장이 된 염 당선인은 시민에게 약속한대로 공약을 철저히 이행 주기 바란다. 염 당선자의 공약대로라면  현재까지 진행돼온 수원시정 노선에 변화가 예고될 것이 분명하다.

정책 과제와 시정 운영방침 등도 현행 체제와는 상반된 선을 긋고 있다. 특히 ‘인간중심’의 복지실현과 균형발전, 주민참여 확대라는 주요 공약에서 보듯 개발중심에 역점을 두었던 기존의 정책을 삶의 질 향상 위주로 바꾸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벌여놓은 개발사업을 어떻게 챙길 것 인지에 대한 과제에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복지, 교육, 보육 등 사람에게 투자하는 사업도 예산이 문제다. 무상급식 전면시행, 노인복지, 장애인 복지예산을 크게 늘리겠다고 하지만 이만한 예산을 확보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전철 대신 노면전차로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도로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그동안 정보공개와 예산운용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시정을 손질하여 시민합의 배심원제와 시민참여예산제 등으로 참여기회를 줘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을 펴나가겠다고 했다.

염 당선자의 주요공약은 시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과제임에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말보다 쉽지 않은 게 실천이다. 이제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슬기롭게 공약을 지킬 때 시민에 보답하는 일임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아울러 본란을 통해 이미 당부했거니와 표를 주지 않은 유권자에도 대화합을 선언해 그들의 상심을 풀고, 공 다툼하는 선거공신들을 과감하게 물리칠 대탕평의 의지를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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