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은 주민을 대표하는 지방정치인인 동시에 지역 살림을 맡아 총괄할 책임을 짊어진 행정가다. 경기도의 수부도시 수원의 수장이 된 염태영 당선자는 취임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늘부터 30일까지 시정업무 인수 및 취임 준비 절차에 들어간다.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권한과 행정적 기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취임준비위원회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계안 2·1연구소 이사장(前 현대자동차 사장)을 위원장으로 총 15명의 각 분야별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면면을 보면 개혁적이고 서민정책을 주도해온 인물들로 향후 수원시정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현대자동차 사장과 현대카드 회장을 지낸 대표적인 전문경영인 출신 정치인으로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부위원장에는 황인성 주민주권소통위원장을 내정했고 위원에는 무소속 수원시장 후보로 나섰던 이윤희 전 삼호아트센터 이사장과 김현철 민주노동당 수원시당위원을 비롯해 오상운 수원시의회 부의장이 포함됐다.

또 총무경제, 문화복지, 도시환경, 건설개발, 시민제안 등 5개 분과별 전문인과 대학 교수들이 포진됐다. 이제 민선 5기 수원시 염태영호는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안고 출범의 돛을 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남긴 정치적 의미는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다. 그러나 단체장 당선자들은 스스로 지역의 살림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4년 임기를 보장한 기본 목적도 중앙 정치와 행정에서 독립해 소신껏 일하라는 것이다.

염 당선인이 ‘민선 5기 좋은시장 준비위’라는 색다른 타이틀로 시민을 섬기는 시장, 좋은 시장이 되겠다는 각오 또한 자치독립성의 의미로 맥을 같이 한다.

특히 염 당선인이 내건 대표적 공약이 지역경제 살리기와 주민복지, 교육, 삶의 질 향상 확대인 사실에 비춰보면 시민을 위한 살림꾼으로서 적임자임을 유권자로부터 선택받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취임준비위가 당선자 공약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한 것은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그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는 유권자들의 독려를 늘 되새기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얘기다.

이제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 5기 수원시정은 지난 15년간의 문제점과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지방자치제도가 주민들의 기대나 제도의 목표와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지방자치제도의 도입을 위해 투쟁했던 헌정사에 비하면 지금의 지방자치 수준은 주민들의 요구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일부 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이 주민현안 해결을 이유로 이권에 개입하는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유지하는 일이다. 지난 4기에 당선된 단체장의 40% 이상이 임기 중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과 관련된 비리 혐의로 기소됐거나 도중에 물러났다는 사실이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중요한 잣대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때 유권자들에게 다짐한 결의를 임기 내내 유지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참여와 소통의 사람중심 시정’을 펴겠다는 염 당선자의 일성은 신선하다. 그 실행으로 지방자치의 새로운 역사를 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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