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으로 초여름도 아닌 이상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수원지역 고등학교 2곳에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학교뿐 아니라 시설원 등 집단급식소와 노약자 등 시민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크다.

수원동원고등학교와 동우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6일과 7일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올들어 수원지역에서 후진성 집단 식중독이 첫 발생한 것은 지역의 허술한 관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학교는 학생 524명이 설사와 복통을 호소해 현재 급식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보건당국은 지난주 수학여행 중이어서 학교급식을 먹지 않은 동우여고 1~2학년들은 증상이 없는 것으로 미뤄 학교급식에서 제공된 음식물 중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과 보건당국은 학생들의 가검물을 채취해 역학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최근 사용된 식자재와 주방 도구 등에 식중독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조사 중이다.

특히 식중독 환자 중 70%가 학교급식에서 비롯됐다는 통계는 선진국을 지향하고 있다는 우리사회를 부끄럽게 만든다. 식중독은 전국적으로 매년 8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주로 음식점에서 자주 발생하지만 집단 급식이 늘어나면서 학교에서의 발병이 크게 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식중독은 연중 발생하지만 여름으로 넘어가는 요즘이 특히 주의해야 할 시기다. 식중독은 올바른 손 씻기와 음식물 익혀 먹기, 물 끓여 마시기 등 3대 예방 요령만 잘 지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개인 위생을 아무리 잘 지켜도 집단 급식 시설의 위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막을 방법이 없다. 이 점에서 보건당국은 집단 발병 가능성이 큰 학교의 집단 급식 시설을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

이번 집단식중독의 정확한 원인은 가검물을 채취한 보건당국의 검사가 나오면 밝혀지겠지만 해마다 발생의 빈도를 더하고 있는 식중독 사고의 악몽이 걱정스럽다.

위생에 관해 전문가들은 몇년새 이상난동으로 세균번식 여건이 좋아져 질병 확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이 같은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집단 식중독 사고는 예방이 최선이다. 그러나 평소 ‘식품은 생명’이라는 인식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병폐다. 집단급식소의 경우 식자재 관리와 점검 시스템 소홀이 식중독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집단급식소의 식중독 사고 원인의 60%에 가깝게 식자재 관리소홀과 생산 단계에서의 청결문제였다는 통계지표를 간과해선 안될 일이다. 감독 강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급식 담당자들부터 위생관리가 최우선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사회 전반의 위생관념도 한 차원 높아져야 한다. 이번 집단식중독이 발생한 두 학교는 같은 사립재단 학교로 직영급식소에서 함께 급식을 하고 있으며 4~7일 제공된 급식 메뉴는 장조림과 갈치무조림, 카레, 닭볶음탕이었다고 한다.

감염사고의 병원체를 신속히 파악해 추가 감염을 막아야 한다. 학교 급식은 학생들 건강과 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철저한 점검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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