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의 포교활동이 군중 속을 파고 들면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사이비 종교의 시한부 종말론을 내세워 신도들을 현혹하면서 조직적인 금융범죄를 일삼아온 범죄행각이나, 특정 종교의 포교를 목적으로 위장 취업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수원역, 버스터미널 등 전국 대중 집합 장소에는 “도(道)를 아십니까”라는 등의 말로 지나는 시민들에게 접근, 끈질기게 따라붙는 신종 사이비 포교인들로 불편을 겪기 일쑤다. 특히 공공연하게 금전적 사례를 요구하기도 하고 물리적으로 길을 막아서는 경우도 적지 않아 여성들이나 학생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사이비 종교집단의 폐해는 피해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질문명은 고도화됐지만 그에 상응하는 정신적인 성숙이 동반되기 어려운 요즘, 사이비 종교집단에 현혹된 개인은 물론 그가 속한 가정이 파괴되고 나아가서는 사회불안으로 중폭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회사업무 차 수원을 찾은 한 20대 여성은 수원역에서 어느 사이비 종교단체의 포교인에 붙잡혀 한동안 애를 먹었다. “교회에 나간다”고 했지만 손목을 잡고 “이야기를 하자”며 잡은 손목을 놓지 않아 길거리에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수원종합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혹시 장남이 아니냐”며 낯선 사람이 느닷없이 말을 걸어와 “그렇다”고 대답했다가 10여분간 꼼짝없이 일장연설을 들어야 했다. 문제는 장남인 그가 문제가 있어 가족들에게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결론은 일정금액을 지불하면 기도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참으로 황당스러운 일들이 백주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행태의 포교활동을 되살펴 볼 때 한국 교단의 기성종교에서 있을 수 없다는 게 종교계의 지적이다. 사이비 종교든 기성종교든 길거리 포교활동의 과잉자세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자 일부 기성종교단체가 길거리 포교 자제령을 내리는 등 자구책을 펼치고 있다. 사이비 종교집단의 창궐은 기성종교가 그 본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에도 한 원인이 있다. 교권에 연연하는 등의 기독교적 상황에서 과연 기성종교가 물질문명으로부터 소외돼 있는 현대인들을 감쌀 여유가 있겠는가.

얼마 전 안산시 모 교회 신도인 한 집사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선택한 모 가정방문 학습 프로그램이 문제였다. 방문교사가 학습은 제치고 허무맹랑한 종교관을 아들에게 주입시켰던 것이다. 그 교사는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의 신도로 밝혀졌다.

이 사례는 이른바 포교를 위한 전략적인 위장 취업이거나 혹은 열성 신도가 독단적으로 포교를 했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단 집단의 포교와 미혹이 이제는 아무런 제재없이 기독교인들의 안방까지 파고든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 사례로 수원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를 아십니까” 등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

세계 교회사를 살펴보면 교회의 부패 정도가 심해질수록 이단의 횡행도 그만큼 커져온 것이 사실이다. 개인차원에서 사이비 종교집단에 대한 경계도 중요하나 기성종교가 먼저 제 몫을 다해야 한다. 기성종교의 자기성찰과 영적 결단은 물론 연합적 대응을 모색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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