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의 긴급진단 기획보도를 통해 수원 신시가지 중심인 속칭 ‘인계동 박스’에 불법 퇴폐 유흥업소들이 난립한 가운데 상권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깝다.

인계동 박스는 수원의 대표적인 상업지구로 갤러리 백화점, 뉴코아아울렛과 시네파크, 경기도문화회관 등 대형 쇼핑물과 문화공간을 갖추고 도로의 접근성과 가장 많은 유동인구 등 상권 활성화 여건을 충족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불과 3~4년 전부터 불법변태 유흥지역으로 전락하면서 일반 상권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노래연습장 10개, 룸살롱이 무려 181개 밀집해 환락산업으로 퇴락한 지역임을 대변한다.

더구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유흥업소들이 된서리를 맞자 위기의 돌파구를 한탕을 노리는 불법 영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 인계동 박스가 몰락하게 된 동기다.

당시 강남에서 유행하던 불법영업소인 대딸방, 이미지방, 페티쉬방 등이 가장 먼저 문을 열었고 성매매를 전제로 영업하는 속칭 파장동식의 유흥업소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아가 탈법은 탈법을 낳게 마련이다. 인근 모텔에서의 2차 성매매 가격을 기본 주대에 포함시키는 룸살롱이 제일 먼저 상륙한 곳도 인계동 박스다.

호객행위 ‘전업 삐끼’도 100여명이 넘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력범죄까지 터지는 무법지대가 된 것이다. 삐끼에 유인돼 유흥주점에서 마신 취객이 폭탄주에 정신을 잃고 모텔에 투숙했다 사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계동 박스가 범죄의 온상이란 불명예를 안고 보니 일반 상권마저 발길이 끊길 수밖에 없다.

성매매를 하는 속칭 풀살롱, 대딸방, 키스방은 인계동 박스에서는 이제는 보편화돼 있을 정도다. 모텔뿐만 아니라 노래방에서도 유사성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이제는 집장촌이 사라진 대신 퇴폐향락업소를 매개로 호스티스, 콜걸, 면도사, 안마사 등에 의한 음성적 ‘산업형 매춘’이 크게 번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사회의 치부다.

우리가 퇴폐 윤락행위 자체를 새삼 문제삼는 까닭은 그로 인해 파급되는 인간성 매몰의 해악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인신매매, 에이즈 및 성병, 성도덕의 문란과 성범죄의 증가는 모두 윤락과 무관하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사회의 도덕적 기반이 붕괴되고 당위적 가치규범이 상실되고 있다는 점이다. 성을 쾌락의 도구로 혹은 직업이나 영리의 방편으로 이용하는 행위가 어찌 여성들만의 문제인가. 우리는 여기에서 우리사회가 왜 도색이 판치는 사회로 전락해 버렸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특히 역사와 문화도시 수원 도심이 퇴폐의 거리로 오명을 안게 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경찰은 불법 퇴폐업소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벌여야 한다. 일회성에 그칠 일이 아니라 권역별 합동 교차활동을 벌여 단속의 효과를 높이고 유관기관과 병행하는 협조체제를 갖춰 지속적인 단속이 절실하다. 경찰의 의지를 믿고 싶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경찰이 유흥업소와 결탁해 한통속이 되는 이른바 ‘유착형 비리’가 터진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경찰이 불법도우미로 전락하는 한 퇴폐업소의 단속은 기대할 수 없다.

퇴폐업소는 건전한 시민의식을 좀먹고 가정파탄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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