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아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의 국내 유소년 선수들에게 월드스타의 꿈을 전수할 ‘박지성 축구센터’가 지난 24일 문을 열었다. 한국의 대표 선수로 뿐만 아니라 세계적 스타로 거듭난 박지성 선수가 축구 꿈나무들을 키우기 위해 마련한 요람이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서 준공식을 한 것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박지성 선수와 아버지 박성종씨, 김문수 경기도지사,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축구협회 관계자, 지역 국회의원,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박지성 축구센터가 문을 연 것은 수원시의 경사요, 시민의 긍지를 심는 계기가 됐다.

박 선수는 준공식에서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제가 겪었던 경험을 배웠으면 좋겠다”며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축구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고 많은 사람이 축구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평소 그의 다소곳한 겸손과 솔직한 성격답게 축구를 사랑할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수줍고 천진스런 희망의 한마디는 참석한 1000여 시민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오기에 충분했다.

공식 행사 후 박지성, 그의 동료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국가대표 이청용 선수가 어린이 축구선수들과 5대5 미니게임을 벌여 참석 시민과 내외신 기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소재한 옛 경기도 종자관리소 부지 1만5658㎡에 건립된 박지성 축구센터는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클럽하우스와 유소년 축구 정규사이즈의 인조잔디 구장 2면이 조성됐다.

“사나운 태극 호랑이가 늙은 그리스의 방패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들이 2002년 4강의 믿기지 않는 성적을 재현할지 모른다.” 지난 남아공월드컵 한국과 그리스 경기를 본 외신들이 놀라움과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쏟아낸 반응은 박지성 선수의 기량을 본 평가다. 한국 선수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이날 박지성의 골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축구는 ‘박지성 이전’과 ‘박지성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지성이 주장이 되고부터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온 지 오래다. 진득한 박지성의 리더십으로 팀을 리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축구의 기량뿐 아니라 인간미가 넘치는 그의 리더십이 팀원들의 사기를 충천시켰다. 그는 항상 '나보다 팀'이란 말을 한다. 실제로 박지성은 세계 최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진 경험을 동료에게 전파하는 데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그는 자신의 기량 발전에만 몰두하는 이기적인 스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일관된 평가다. 선수로서 직업정신이 투철하기에 그는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박지성 리더십은 우리 사회가 바라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우리는 오랜 세월 조용하면서도 실력 있고 강한 리더십을 원했다. 나보다 팀을 생각하고 사사로운 이익보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리더를 원했고, 박지성은 그것을 보인 대표적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래서 박지성 축구센터가 우리 한국의 축구를 빛낼 내일의 요람으로 발전하길 기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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