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동탄보건소 소속 공익근무요원인 이모(21)씨가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훔쳐 달아났다. 운전면허도 없는 이씨는 지난 10일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한 빌라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량을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게 붙잡혔다. 당시 이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13%였다. 최근 들어 공익근무요원들의 불성실한 복무 태도가 심각할 정도로 해이해지고 있다. 공익근무요원들 자체도 문제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해당 소속기관도 관리 소홀이라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소양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관공서를 찾는 민원인들은 공익근무요원들의 행태에 놀란다. 수원시 내 한 주민센터 민원실에서 그것도 근무시간에 휴대전화를 이용해 게임에 빠진 채 민원인은 아랑곳도 하지 않았다. 용인시청에서도 소속 공익근무요원의 나태는 여전했다. 정성규 용인서북부시민연대 회장이 민원처리차 회계과에 들렀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민원이 줄을 서 있는 데도 못 본 척 책을 보거나 휴대전화로 사적인 통화는 일상화됐다.

공익요원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대신하는 일이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들의 공익요원 관리를 단적으로 보면 무대책이 상책으로 비춰진다. 병역의무는 신성한 것이다. 이런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공익요원을 제대로 관리해야 할 책임은 분명히 해당 지자체에 있다. 이처럼 관공서 공익근무요원들의 불성실한 태도가 지적돼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 공익근무요원들은 범죄로까지 이어져 절도행위, 개인정보유출 등 갖가지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성실히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들의 사기마저 저하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은 소속 공익근무요원에 대한 관리뿐 아니라 소양교육에도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만취 상태로 차량을 절도한 이씨도 경찰에 적발된 후에야 소속기관인 동탄보건소는 뒤늦게 인지한 것도 관리의 허점이다.

얼마 전에는 고양시 모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 이모(21)씨는 김포시 차량관리사업소에서 공익근무를 하는 친구 민모(22)씨와 상의 끝에 개인정보 장사를 하기로 공모했다. 이들은 동사무소와 차량등록사업소 직원들의 ID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각종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다. 행정보조라는 명목으로 공무원들이 각종 개인정보 발급을 공익요원들에게 맡긴 것이 화근이 됐다. 개인 정보를 심부름센터에 건당 8만~30만원에 넘겨 3개월 동안 440여건에 77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기관 공무원들의 ID관리 부실이 화를 키웠다"며 "공무원의 철저한 관리가 없는 한 개인정보는 계속 샐 것"이라고 밝혔다.

공익근무요원은 일정기간 민원 폭주 등 일손이 달리는 지자체의 행정을 보조하며 병역의무를 대신하는 것이다. 행정보조에 충실해야 할 이들이 근무시간에 책이나 보고 사적인 전화로 시간을 보낸다거나 개인정보 장사에 차량 절도 등 범죄행위가 아무 제재 없이 저질러지고 있어 개탄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더 어려운 처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공익요원을 믿는다. 이들을 위해서도 철저한 관리와 소양교육을 통해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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