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이 그제 회견을 통해 시정 구상을 밝혔다. 지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동남부권에 실리콘밸리를 연상케 하는 IT디지털밸리가 구축되고 농촌진흥청 등 공공기관 이전 부지를 활용한 테마공원 형태의 '도시농업공화국'이 조성될 전망이다. 또 수원화성 성곽 내 팔달구청이 한옥으로 건립되고 노면전차 등 신개념 교통수단이 도입되는 등 37개 약속사업에 총 1조5140억원의 재원이 투입된다.

당선 후 줄곧 '변화'와 '희망'의 시정을 펼치겠다고 선언한 염 시장의 공약사업을 이번 취임 100일을 맞아 다시 다짐한 셈이다. 수원은 인구와 시세 그리고 경기도의 수부도시라는 점에서 도시 브랜드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살리고 키워야 한다. 오늘날 지구촌은 경쟁력 주체가 국가 단위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광역경제권으로 바뀌고 있다. 도시경쟁력의 패러다임도 산업중심의 경제도시에서 문화를 핵심요소로 한 창조도시로 변하고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도시 브랜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점에서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를 만들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기존 행정 관행과 문화의 혁신, 적재적소에 인사 등용을 꼽은 것은 긍정적이다. 시민의 시정참여와 공동체성 회복, 주민 자치 실현을 위한 수원형 마을만들기 사업에 행정력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또 복지분야로는 복지통합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수원휴먼서비스센터를 건립하고 효원의 도시답게 노인 효사랑 지원금, 틀니보험급여 지원 등 다양한 복지정책을 펴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사업으로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수원 동남부권 IT디지털밸리 구축은 지역경제를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평가할 만하다. 수원과 화성, 오산과 공동체협의회를 구성해 삼성LED 등의 신성장 동력 산업 투자 유도와 삼성 주변 개발을 주도한다는 구상 또한 획기적인 미래도시 경쟁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50억원의 재정투자로 400여개의 기업을 유치하는 한편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주변에 260억원을 들여 IT디지털체험관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농촌진흥청과 서울대 농생명대 부지를 연계한 도시농업공화국을 조성해 가평 '남이나라'처럼 테마공원을 만들어 농업유물관과 농업역사관, 팔도농업 특산물판매 등 테마공간과 서울대 수목원을 활용한 체험공간으로 꾸민다. 행정구역 통합 분위기 조성을 위한 다양한 시책사업도 진행된다. 수원·화성·오산시가 공동으로 수원권에 KTX 역사와 신성장동력 산업 유치에 나서고, 화성문화제 행사 공동 개최, 광역도시계획, 광역경제협의체 구성 등 도시기반시설의 공동이용으로 정서적 친밀감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사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과제가 쉽지만은 않다. 먼저 예산 문제다. 국고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정부와 긴밀한 협의와 건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또한 문화 예술 강화 및 각 분야와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한 시민 삶의 질 향상 및 관광객 유치 전략도 바람직하다. 하여 수원시 차원에서 치밀한 도시 브랜드 전략을 펴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명실 공히 포용성과 융합성의 특성을 살려 경기도의 수부도시로 거듭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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