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폭등, 전세 대란에 이어 최근 LPG 가스값이 인상됐고 연탄 가격까지 꿈틀거리면서 서민들의 걱정이 말이 아니다. 물가불안은 이미 장보기가 겁날 정도고 상인들은 장사가 안돼 울상이다. 태풍피해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등, 전세가 급등으로 서민 살림이 쪼그라드는 터에 LPG 가스 인상과 연탄 가격마저 오를 기미여서 서민경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물가 상승이 일시적·계절적 요인이 아니라 지속적·구조적 현상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 가운데 농림수산품 지수는 136.1로 전월 대비 16%, 전년동기 대비 29.6% 상승했다. 이는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로 특히 채소의 생산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50.5% 뛰었으며 전년동기 대비로는 126.2%나 폭등했다.

시금치는 전월보다 219.8%, 피망은 152.8%, 배추와 파, 풋고추는 130.8, 117.8, 114.5%씩 배 이상 뛰었고 호박, 상추 등 신선식품이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가 이렇게 폭등한 것은 8, 9월 전국을 강타한 폭우로 농수산물 작황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원지역의 경우,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값이 유례없이 급등하면서 김장김치나누기 등 월동기 어려운 이웃을 돕는 행사가 크게 줄었다. 정부가 배추값 안정을 위해 수입물량 공급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구나 물가불안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겨울철을 앞두고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LPG 가스는 이미 인상됐고, 연탄값도 오를 기미를 보이는 데다 이사철인 요즘 전세값이 치솟고 있으니 서민들의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재래시장과 상가의 불황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요즘 도무지 장사가 안된다는 상인들의 이구동성은 예삿일이 아니다.

경제는 확장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는데 생활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니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안에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재돌파한들 물가가 오르면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식탁에 신선식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다 보니 나날이 값이 오르고 결국 생활물가 전반의 값을 끌어 올린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당국이 배추 수입으로 일시적인 안정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국산토종을 선호하는 국민에겐 김장철을 앞두고 적잖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배추 작황이 엉망이 된 올가을의 '김치 대란'은 외신에서도 연일 뉴스면을 장식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긴급 배추 수입을 심층 분석한 기사에서부터 배추 3포기를 어렵사리 구입한 아줌마들의 '배추 3통의 행복'이란 뉴스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LPG 가스와 연탄값 인상 불안에 아직 정부의 대응책이 없다. 양대 LPG 가스 수입업체인 E1과 SK 가스는 이달부터 공급 가격을 ㎏당 64.88~66원으로 인상해 서민층과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부담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도 ㎥당 709원에서 752원으로 평균 5.8%가 올랐다. 겨울철 서민들에게 수요가 가장 많은 연탄도 내년부터 오를 기미다.

물가 대책은 선제적 대응이 요체다. 한 번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당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물가 잡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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