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분명히 가을인데 계절답지 않게 겨울이 닥쳐왔다. 기후 변화가 심술궂을 정도다. 변덕스런 기후에 기상청 예보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엊그제부터 동장군이 급습한 가운데 오늘도 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번 기습추위로 수원지역에서는 노숙자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숨지기도 했다.

행인의 신고로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진 남성은 1시간여 만에 숨졌다고 한다. 모 시장 종합안내소 내 화장실에 쓰러진 것을 발견했을 당시 이른 새벽 순간 최대 초속 14.9m의 강풍이 불면서 기온이 2.2도로 급강하했고 타살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 기온의 급강하로 발생한 사고다.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로 각종 사고가 빈발하는 추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원기상대에 따르면 수원을 비롯한 경기지역에 찬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영하로 떨어지는 곳이 있다는 예보다. 10월 마지막 주 이 지역 전반에 찬 공기가 머물러 복사냉각이 더해지면서 추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기후변화에 무엇보다 건강에 유의해야 할 일이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느껴졌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더울 정도로 일교차가 심해져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따랐다. 이젠 아예 가을이 사라진 듯 영하의 날씨를 맞다 보니 더욱 건강에 조심할 때다.

그렇잖아도 요즘 동네 병·의원마다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할 정도다. 일교차가 극심해지고 기온이 급강하하는 변덕 날씨로 사람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고 바이러스 증식이 쉬워져 각종 질병 감염이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는 신종플루 공포를 경험한 터에 올해도 안심할 수 없어 모두가 질환예방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신종플루도 일종의 감기처럼 호흡기 질환이다.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 위생관리가 요구된다. 기후변덕에 인체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습도가 줄어 건조한 공기에 호흡기 점막이 약해지면서 감기가 쉽게 걸린다. 손발을 청결하게 하고 물과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상식이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 또한 유의해야 할 일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개인 건강관리도 중요하지만 이젠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기상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올해만 해도 지난겨울 폭설 피해를 비롯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중부지방에 서너 시간 사이 250㎜ 이상 쏟아진 물폭탄으로 수도권 도시가 기능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이로인한 피해는 엄청났다.

그런데 기상청은 당초 20~60㎜ 정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크게 빗나가 피해가 더 컸다. 예측불허의 기습 호우, 폭설, 태풍, 폭염 등 미처 손 쓰기 어려운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지난 호우의 경우 예상 강우량의 다섯 배가 넘는 비가 왔다면 예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장비와 인력 확충은 물론 새로운 예보기법을 도입하고 재난 방재 시설 설계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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