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고속철도(KTX)가 대구~경주~부산을 잇는 2단계 공사가 끝남에 따라 어제부터 본격운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서울~부산 운행시간은 기존 2시간40분에서 2시간18분으로 단축돼 대구·신경주·울산 등 경부축 동남부 주요 도시들이 2시간대의 생활권으로 묶였다. 수도권의 중심도시인 수원에서도 2시간40분대면 부산까지 한 번에 도달할 수 있다. 1일부터 수원역 정차 소식에 경기 서남부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이 한껏 부푼 가운데 KTX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운행시간에 맞춰 수원역으로 몰려들었다.

고속철도는 국민 생활과 경제활동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지난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개통에 못지않게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2002년 첫 삽을 뜬 2단계 공사는 전적으로 우리 기술로 완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28.6㎞ 공사구간 대부분이 산악지역이어서 터널만도 38개나 될 정도의 난공사 구간이었다.

1992년 첫 삽을 뜬지 18년 만이다. 오는 2014년까지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 송정 고속철도(182.2㎞)가 개통되면 'X자형 고속철도망'이 구축돼 전국이 명실상부 반나절 생활권이 된다. 어제 개통식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철도시대를 열어 전국을 1시간 30분대로 연결, 하나의 생활권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현재 수원역을 정차하는 고속철도는 부산까지 2시간40분이 걸린다. 기존철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타 지역 고속철도구간보다 22분이나 늦다. 수원서부역 고속전철역을 건설할 때까지 이런 KTX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단계 공사가 8년 동안 건설되면서 경부간을 거치는 경기도의 중심도시인 수원의 고속철도역은 왜 소외시켰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예산 부족을 탓할 이유가 못된다.

더구나 2단계 공사구간은 천성산 원효터널 공사의 경우 환경단체 등에 의한 소위 '도롱뇽 소송'으로 장기간 공사가 지연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터널공사는 환경단체 등의 주장과 달리 도롱뇽 서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막무가내' 식 환경운동에 경종을 울린 사례도 남겼다.

그런 상황을 돌이켜 볼 때 당국이 2단계 사업에 1%에도 못 미치는 예산으로 수원 서부고속철도역사 건설과 함께 기존 고속철과 연결하는데 투입됐다면 지금과 같이 기형적인 수원역 고속철도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환경과도 관계없는 곳이다.

그나마 하루에 부산행 고속전동차는 수원역 정차가 4회에 불과하다. 오전 8시52분, 10시48분, 오후 5시42분, 7시32분 1일 4차례(하행 기준) 수원역을 들르는 것이 고작이다. 이는 경기 서남부 지역 차별이며 300만 시민을 봉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할 수밖에 없다.

물론 아쉬운 대로 수원역 정차가 수원시민을 비롯한 서남부 도민들은 이전보다 교통여건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같은 고속철도사업에 지역차별을 둔 것은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 시민은 "하루 4회라는 운행횟수는 광명이나 다른 KTX역사에 비해 너무 적다"며 "추석이나 설 명절을 비롯해 공휴일에는 자리가 없어 이용이 어렵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KTX역사를 유치하는 것도 가장 시급한 일이라며 왜 수원을 소외시키는지 분통이 터진다"는 시민의 볼멘소리도 자자하다. 당국은 KTX의 수원역 정차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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