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201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경기도에서는 17만3400여명이 수능에 응시했다. 대입을 향한 8부 능선을 넘어선 셈이다. 도내 수험생들은 12년간의 학창시절은 마무리하는 수능시험을 대부분 별 탈 없이 무사히 치르게 돼 다행스럽다. 아쉬운 것은 수원 한 고사장에서 수능시험 감독관이 과로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수험생들을 뒷바라지 한 학부모와 선생님들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애를 태운 것은 수험생들이다. 모두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낸다.

수험생들은 오랜 기간 마음을 졸이게 했던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자칫 허탈감과 공허감에 빠지거나 마음이 해이해지기 쉬운 때다. 그러나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가채점 결과 자신의 예상 성적을 토대로 남은 대입 일정에 맞춰 '선교선과'를 짜야 한다. 언론마다 입시전문가들이 분석한 영역별 난이도와 대입 진로가 소개되고 있다. 가채점 결과를 놓고 희비도 엇갈리고 있을 것이다. 대학별 전형요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반영 영역과 가중치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수능시험을 끝낸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과 소질을 정확히 파악해 진로를 결정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논술시험과 면접이 남아 있기에 차분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끝까지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논술 면접도 수능 성적 못지않게 당락의 변수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체능계는 실기 비중이 절대적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가장 유리한 조합을 찾아야 한다.

물론 대입 전략을 세우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수능이 끝나면 고3 교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원하는 대학 진학은 정보싸움'이라는 말이 있듯이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진학상담 창구를 통해 학교에 맞는 영역별 전형자료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났다고 해서 해방감에 젖은 채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인생에서 수능 이후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의 2~3개월도 아주 중요한 시기다. 이 기간에 그동안 못다 한 독서를 하는 등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 '수능 후 3개월'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다는 얘기도 있다. 이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수험생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교육청과 학교는 학생들에게 흥미 있고 유익하며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심을 끌도록 하고 대학생활이나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보람있는 시간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수능시험 준비만을 위해 시달려온 수험생들이 잠시나마 점수에서 벗어나 정서적인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여유롭고 보람있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명사초청 강연이나 예술분야에 대한 교양을 갖추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동안 손댈 엄두도 못 냈던 현장학습 등을 통해 사회에 대한 인식과 관심의 깊이를 더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수능 후 해방감에 사로잡혀 탈선하는 경우도 적잖다. 수능만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수험생을 위해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짤 필요가 있다. 진로와 대학을 선택하고 준비하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이는 학부모와 학교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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