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어제 ‘경기도 다문화가장 청소년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가족연구원이 올해 전략과제로 추진한 ‘경기도 다문화가정 청소년 생활실태와 지원방안 연구’ 마무리를 앞두고 실효성 있는 정책방안에 대한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는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교교육 현주소는 어떠한가. 급속하게 다문화사회로 이동하면서 이들 가정에서 태어나는 자녀들의 교육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대부분이 학습부진 등으로 제대로 적응을 못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가족연구원의 정책토론회는 도민의 의견을 수렴해 이들에 대한 학교교육 및 일상 사회생활의 새로운 지원방안 등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국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의 학생 수는 3만1800여명이다. 3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반면 중도 탈락자도 꾸준히 증가해 2007년 90명에서 2009년에는 220명을 넘어섰다. 경기도의 경우 2010년 현재 도내 초·중·고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 학생은 7000명을 넘어섰다. 전국적으로는 22%가 넘는 수치다. 2006년 2000명에 비해 3.5배가량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시스템이 시급함을 보여 준다.

이번 토론회에서 연구원이 도내 다문화가정 청소년 3000명과 일반 청소년 35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비교 실태조사 결과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 대한 언어 교육과 더불어 올바른 정체성 확립을 위한 자료로 평가된다. 정체성 형성을 돕고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하는 등 다문화가정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책을 모색함으로써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한 방안이다.

다문화가정의 아동은 세 집단으로 구분된다.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와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 그리고 새터민의 자녀다. 이들에 대한 학교 교육이 중요한 것은 사교육 기회가 적고 그렇다고 부모들이 가정에서 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줄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학습부진을 겪는 것도 이런 이유다. 국어능력이 떨어지면서 다른 교과목의 학습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주변 한국 아동들의 편견과 몰이해 속에서 소외돼 가기 일쑤다. 이런 갈등과 부적응은 중·고교로 갈수록 중도탈락률이 높아지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경기도가족연구원이 다문화가정 지원대책인 전략과제로 벌인 이번 토론회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바 크다.

다문화가정 지원은 어느 한 기관이 국한돼서는 안 될 일이다. 지자체, 교육청, 관련 기관이 모두 나서 함께 배우며 서로 돕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가장 심각한 것은 다문화가정의 환경부적응이다. 한국어 능력이 떨어져 학습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문화적 부조화와 차별, 열등감, 좌절 등은 심각하다. 외모, 말투가 다른 데다 심지어 어머니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기 일쑤다.

방과 후 거의 방치돼 있는 이들을 돕는 길을 찾아야 한다. 범국민적 '다문화가족 사랑 캠페인'이 전개돼야 한다. 맞춤형 프로그램, 대학생 맨토링제, 교과과정 보완 등 학교와 사회가 모두 '지구촌 한가족'이라는 인식을 높여 나갈 때 다문화가정에 희망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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