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통일이 가까이 오고 있다'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우리에 대한 용납못할 정치적 도발"이라고 맹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14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통해 "명색이 남조선 집권자라는 자가 자기 입 건사도 제대로 못하고 상대방을 자극하는 반통일 대결적 악담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평통은 "지난 시기에도 (이 대통령이)백성들의 생활이 어떻고, 경제가 어떻고 하면서 사회주의 제도를 악랄하게 헐뜯고 '통일세'라는 것까지 들고 나와 불순한 속심을 공공연히 드러냈다"며 "이 모든 사실은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주범이 이명박 자신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평통은 "우리 인민들은 신성한 우리 존엄과 체제를 함부로 헐뜯는자에 대해 그가 누구이든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남관계가 더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화를 불러오는 불순한 악담은 걷어치우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대통령은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 "머지 않아 통일이 가까운 것을 느낀다"며 "더 큰 경제력을 갖고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통한 정권교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지만 청와대는 "원론적 수준의 발언"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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