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수원 S고교에서 여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학생 인권을 강조하는 시점에서 터진 교권 유린이어서 시사하는 바 크다. 학교에서 교사가 폭행당하는 사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인천의 모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40대 기간제 여교사를 여러 차례 때렸다. 전남 순천의 한 중학교에서도 50대 여교사가 학생에게 머리채를 잡힌 데 이어 충북 제천의 고등학교에서 역시 40대 여교사가 학생에게 맞았다.

학생에 의한 폭행만 문제가 아니다. 자기 자녀를 때리거나 불이익을 줬다는 이유로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가 교사를 폭행하는 일도 심상찮게 일어난다. 교권 침해가 이미 위험수위에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사가 폭행당하는 사태가 비일비재하고 있기에 그렇다. 교사가 폭행·폭언을 당한 사건은 지난해 108건에 이른다.

지난 16일 발생한 수원 S고교 폭행 사건은 수업 교재를 가져오지 않아 나무라는 여교사의 안면을 학생이 수차례 때린 것이다. 여교사는 6일째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선현의 가르침은 어디 가고 매 맞는 스승이 잇따르고 있으니 개탄스러운 일이다.

폭행당한 교사 중에는 여교사가 상당수에 이른다. 초·중·고교 교사 중 여교사가 약 80%에 이르는 상황에서 특히 여교사들은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의 눈치를 봐야 할 판이다. 수업시간 내내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는 학생을 훈계하자 교사에게 욕설을 퍼부은 일도 있다. 드러나지 않은 일까지 포함하면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권 유린은 엄청날 것이다. 교총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의 폭언·폭행은 물론 학부모의 폭언·폭행, 협박, 무고성 민원 등 부당 행위가 매년 느는 추세다. 교권 침해가 10년 전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교사에 대한 폭행은 그만큼 교권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학교에 있지만, 학부모들의 책임도 크다. 예전에는 학부모들이 등교하는 자식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는 게 가정교육이었지만 요즘 그런 말 하는 부모는 별로 찾아보기 어렵다.

교권이 바로 서야 공교육이 살아나고, 교육자가 존경받아야 그 사회는 희망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교사들이 학생의 생활지도를 포기해야 할 지경이다. 그러잖아도 '공교육 붕괴'니 '교실 붕괴’라는 말이 회자되는 상황에서 학생 인권만을 강조하면 학생지도를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학생 인권과 체벌 금지가 가져오는 부작용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당국은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역기능에 대해 제대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교사는 교육의 질을 결정하고, 교사가 교육의 성패를 좌우한다. 예로부터 교사를 천직이라는 말로 절대적 신뢰와 존경심을 부여한 이유다.

근본적인 처방이 있어야 한다. 도 교육청이 체벌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물론 체벌 금지가 교사 인권 침해로 직접 이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교내 질서 유지의 수단마저 빼앗음으로써 교권이 악화되면 교권 보호의 틀은 감당하기 어렵다. 교사의 인권이 무시되는 곳에서 공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교권 해법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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