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로 들어서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이라고 하지만 순간의 방심이 부른 인재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이를테면 날씨가 추워지면서 보일러 가동, 전열기구 사용으로 인한 주택가 및 상가의 화재가 잇따르는 추세다.

기상청의 강추위 예보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시피 한다. 늘 주의해야 할 일이지만 더욱 관심을 갖고 대비해야 할 때다. 경기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도내에서 9321건의 화재가 발생해 431명(사망 62명, 부상 369명)의 사상자와 900여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 화재건수가 최근 3년간 크게 감소한 수치라고 한다. 지난 3년 평균치와 비교해 화재건수는 14.8%,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 39.4%, 29.7%, 재산피해 22.6%가 감소한 것이다. 인구와 건축물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오히려 화재가 줄어든 것은 예방행정의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여전히 화재 원인별로 보면 부주의로 인한 발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불조심 경각심의 결여도 그렇지만 구조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소외계층의 판자촌 주거시설 등으로 화재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경고한다. 인명피해의 절반에 가까운 189명의 사상자가 노후 주거시설에서 발생해 근본적인 화재 예방대책이 절실하다. 화재 시간대별은 산업활동이 활발한 오후 1시~3시 사이에 가장 많은 화재(1092건)가 발생했다. 하지만, 화재발생이 낮에 집중된 것과는 달리 사망자는 새벽 1시~3시 사이에 가장 많은 12.9%를 차지하는 등 취약시간대인 야간이 전체 사망자의 절반 정도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은 화재에 취약한 판자촌 등 주거시설의 무방비를 입증한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대형 화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지구와 인천 송도에서 고층건물 화재가 있었다. 부실한 주거시설도 그렇거니와 대형 화재사고를 낳을 시설 조건을 지닌 건물은 도내에도 수두룩하다. 따라서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분명한 것은 대부분 화재가 인재라는 것이다.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규정대로 미리 위험요소를 살피고 주의하면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일이다.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고 이는 요즘 일상에서 불을 가까이하고, 자주 사용하는 계절이다. 화재에 대비한 시설, 예방조치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고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명과 재산을 한꺼번에 잃는 게 화재다. 화재예방을 위한 총체적 점검에 당장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하업소, 밀폐된 영업장, 전통시장, 소방차 출입이 수월치 않은 무허가 판자촌, 밀집 주거지역 등을 세심하게 살펴 미흡한 소방시설을 재정비하고 화재 경각심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인구와 공장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광활한 지역 여건에도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최근 연도별 평균치보다 발생률을 크게 줄인 점은 그동안 119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성과로 평가한다. 정부는 부족한 예산을 지원하는데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화재 참사는 부주의한 당사자는 물론이고 이웃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공공의 적'이다.

도 소방재난본부는 지금의 성과에 만족할 수 없다. 화재예방은 끝이 없다. 예방홍보와 예찰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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